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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까지 나온다" 완벽부활은 했는데... 11G 238일째 무산된 통산 75승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6-09 23:17 | 최종수정 2022-06-11 09:52


7일 창원NC파크에서 KBO리그 NC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NC 선발 이재학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07/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관계자는 최근 안정된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이재학에 대해 "스피드가 살아났다. 146㎞까지 나온다"고 귀띔했다. 공이 빨라지자 주무기 체인지업 위력이 배가됐다.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구위로 집단 슬럼프 중인 선두 SSG 타선을 압도했다.

NC 이재학이 9경기 만의 첫승을 또 한번 아쉽게 미뤘다. 하지만 구위는 최강이었다.

이재학은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 6회까지 1안타 2볼넷 무실점, 탈삼진 8개의 눈부신 호투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5대4 재역전승의 초석을 놓은 역투였다. 이재학의 호투 속에 NC는 1위 SSG과의 주중 3연전을 2승1무로 마치고 9위 한화를 반게임 차로 추격하며 꼴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직구-체인지업' 투피치 선발인 이재학은 두 구종을 절반씩 섞으며 슬럼프 중인 SSG 타선을 압도했다.

3회 2사까지 6연속 탈삼진을 포함, 퍼펙트 행진을 펼치며 게임을 지배했다. 5회까지 SSG의 출루는 3회 2사 후 9번 최경모의 첫 안타가 전부였다.

6회 들어 살짝 지친 듯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병살타 등 범타를 유도하고 실점을 막았다.

총 투구수 84구. 최고 145㎞에 달한 패스트볼이 춤추는 체인지업과 결합하면서 SSG 타자들은 배트에 공을 맞히는 데 애를 먹었다. 이날 전까지 8경기 연속 2점 이내에 그치며 침체에 빠져 있던 SSG 타선이 상대하기엔 버거운 공이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KBO리그 NC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NC 선발 이재학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07/

이날 이재학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눈부신 호투 속에 개인 통산 1200이닝도 달성했다. KBO 역대 50번째 기록. 이날 경기 전까지 1196이닝을 소화했던 이재학은 4이닝을 채우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다만 아쉬운 건 개막 후 9경기 째 도전했던 시즌 첫 승의 아쉬운 불발이었다. 전날 12회 연장 승부 끝에 만신창이가 된 불펜진이 이재학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8회 3-4 역전을 허용한 NC는 8회 김응민의 동점홈런, 9회 양의지의 끝내기 안타로 5대4로 재역전승 했다. 이재학이 발판을 마련한 소중한 승리. NC 강인권 감독대행도 "선발 이재학 선수가 호투를 펼쳤는데 승리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며 승리를 또 놓친 안쓰러운 선발 투수를 먼저 언급했다. 마무리 이용찬도 이재학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표했다. 통산 74승 투수 이재학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해 10월15일 두산전에서 거둔 개인 통산 두번째 완봉승이었다. 이후 11경기에서 6패만 기록중이다. 9일 SSG전은 무려 237일 만에 도전한 통산 75승이었다

모두가 미안함 가득이었지만 이재학은 끝까지 의연했다. 팀 승리와 동료를 먼저 챙겼다.

그는 "오늘 초반 부터 직구에 힘이 좋아서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었던 게 주효했다. 응민이의 리드도 좋았고 타자들도 많이 도와줬다. 던지다 보니 1200이닝을 던지게 됐는데 앞으로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나의 승도 간절했지만 팀이 마지막까지 잘 싸워 짜릿하게 끝내기로 승리해 더 기뻤다. 이 분위기 그대로 팀이 더 많은 경기를 이겼으면 좋겠다"며 의연하게 말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0년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이재학은 2013년부터 신생팀 NC의 창단멤버로 꾸준히 활약해왔다. 2013년 부터 4년 연속 10승을 올리며 신생팀 토종에이스로 활약했던 베테랑 투수.

비록 첫 승은 아쉽게 미뤘지만 남은 시즌,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기에 충분한 의미 있는 호투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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