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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 타자가 무려 5년간 조용히 준비했던 레그킥. 바꾸자마자 홈런 터졌다[잠실 인터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9-29 22:37 | 최종수정 2022-09-30 08:38


KT 조용호.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5년간 준비해왔던 폼이라 자신 있었다."

데뷔 후 지난해까지 442경기서 하나의 홈런도 때리지 못했던 조용호는 올시즌에만 3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한시즌에 3개가 많지는 않지만 조용호에겐 엄청난 수의 홈런이다. 장타율도 3할8푼7리로 올시즌이 가장 높다. 타율도 3할1푼2리로 처음으로 3할대가 눈앞에 왔다.

이렇게 조용호의 타격이 좋아진 것은 다름아닌 타격폼 변화 때문이다.

조용호는 자신의 체형에 맞게 장타가 아닌 컨택트 유형의 타자였다. 잘 맞히기 위해 몸의 이동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스탠스를 넓게 하고 왼발의 레그킥을 거의 하지 않고 타격을 했다. 그러다보니 당겨치는 타구보다 밀어치는 타구가 더 많았다.

올해는 그렇지 않다. 타격 폼을 바꿨다. 레그킥을 하면서 허리의 회전을 이용하는 타격이다.

조용호는 29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1회초 우중간 3루타에 이어 2회초엔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LG 선발 이민호가 던진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붙어서 왔는데 이것을 쳐서 홈런을 만들었다. 보통 몸쪽으로 붙어서 오는 공은 대부분 많이 당겨져서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조용호는 이를 홈런으로 연결한 것.


조용호는 "심우준이 1루에 있어서 우측으로 당겨쳐서 안타가 되면 1,3루가 될 수 있어 우측으로 당겨치려고 했는데 마침 공이 안쪽으로 와서 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타격폼을 바꾼 이유는 부상과 부진. 조용호는 "예전 타격폼으로 치면서 3년 정도 고관절에 통증을 달고 살았다. 가만히 있는 상태로 치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조용호는 "지금 폼으로 치니 고관절이 한번도 아프지 않았다"라고 했다.

또 지난해 타율이 2할3푼6리로 부진한 것도 이유가 됐다. KT에 와서 주전이 된 2019년에 2할9푼3리, 2020년 2할9푼6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타율이 뚝 떨어진 것.

조용호는 "부진하니 당연히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타격폼 변화에 대한 결심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보통 타격폼을 바꾸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데 조용호는 처음부터 좋았다. 오랜 기간 준비한 덕분이었다.

조용호는 "이 폼을 5년간 연습해왔다. 경기 때는 예전폼으로 쳤지만 훈련할 때는 레그킥을 하면서 쳐왔었다"며 "그래서 타격폼을 바꿀 때 자신있었다"라고 말했다.

조용호는 "장타가 늘어난 것은 바뀐 폼으로밖에 설명이 안된다"면서 "예전폼은 자세가 하나라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헤어나오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폼은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많아서 슬럼프 기간도 줄일 수 있다"며 레그킥으로 바꾼 새 타격폼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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