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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억원 투자→절반의 성공, KIA 스토브리그 행보는[SC포커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0-16 20:32 | 최종수정 2022-10-17 10:01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와 KT의 경기가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가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KIA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0.1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올 겨울에도 지갑을 열까.

2022시즌을 5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의 겨울에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가장 적극적인 투자로 전력을 일신한 KIA는 정규시즌 5위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가을야구 축제에서 퇴장한 KIA는 올 시즌의 성과와 보완점을 냉정히 진단하면서 미래를 그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6년 총액 150억원을 투자해 잡은 나성범(33)은 제 역할에 충실했다. 나성범은 시즌 전경기 출장해 타율 3할2푼(563타수 180안타), 21홈런 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0으로 KIA 타자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6.74(스탯티즈 기준)로 KBO리그 전체 3위였다. 4년 103억원에 계약한 양현종(34)은 30경기 170이닝을 던져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팀내 최다승 기록.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OPS 0.848로 나성범과 중심 타선 역할을 잘 수행했다. 외국인 투수 쪽에선 로니 윌리엄스(26)가 시즌 개막 두 달만에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으로 퇴출됐고, 션 놀린(33)도 5월 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반기 내내 속을 썩였다. 로니에 앞서 퇴출 가능성이 거론됐던 션 놀린(33)이 후반기 반등한 것과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28)는 14경기 82⅔이닝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로 로니보다 나은 활약을 보여준 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포수 문제 해결을 위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32)은 빠르게 KIA에 적응하면서 안방 불안을 해결했고, 이적 후 17개의 홈런을 치면서 타선에서도 기여했다. 야수진에선 유격수 박찬호(27)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면에서 성장세를 드러냈고, '차세대 거포'로 기대 받았던 황대인(26)은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좌익수 경쟁에선 이창진(31)이 승리를 거뒀다. 신인왕 이의리(20)는 데뷔 2년차에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마무리 투수 정해영(21)은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리면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기훈(23)이 성장세를 보여줬고, 정해영과 필승조 장현식(29) 전상현(26)이 줄줄이 이탈했던 후반기 초반 불펜을 지킨 이준영(31)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했다.

다만 올 시즌 KIA의 성과에 '성공'이란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하면서 5위를 차지, 지난해 9위의 성적에서 반등하기는 했지만, 5할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거둔 성과라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수비 면에선 잘 갖춰진 센터라인에 비해 코너에서 큰 약점을 보인점도 눈에 띈다. 팀 타율은 2할7푼2리로 전체 1위를 차지, 지난해(2할4푼8리·전체 9위)보다 큰 폭의 반등을 이루긴 했으나, 기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5명 외에 대체 자원이 부족했고, 불펜 역시 유승철(24) 최지민(19) 등 시즌 전 상수로 여겼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게 아쉽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 김종국 감독 체제는 팀 분위기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긴 했다. 다만 경험 부족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올 시즌을 5위의 성적으로 마치게 됐다.

KIA의 스토브리그는 이런 올 시즌의 공과를 구분하면서 재편과 보강으로 차츰 발전해 나갈 전망. 외국인 및 FA자격을 얻는 박동원과의 재계약 여부가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차적으로 과제가 풀린다면 마지막 키는 FA시장에서의 투자 여부가 될 것이다. KIA가 투자 기조를 확실히 했을 때 '머니 배틀'에서 열세에 놓이진 않는다는 점은 지난해 스토브리그로 증명됐다. 결국 앞으로의 행보는 판단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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