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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올 겨울에도 지갑을 열까.
2022시즌을 5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의 겨울에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가장 적극적인 투자로 전력을 일신한 KIA는 정규시즌 5위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가을야구 축제에서 퇴장한 KIA는 올 시즌의 성과와 보완점을 냉정히 진단하면서 미래를 그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OPS 0.848로 나성범과 중심 타선 역할을 잘 수행했다. 외국인 투수 쪽에선 로니 윌리엄스(26)가 시즌 개막 두 달만에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으로 퇴출됐고, 션 놀린(33)도 5월 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반기 내내 속을 썩였다. 로니에 앞서 퇴출 가능성이 거론됐던 션 놀린(33)이 후반기 반등한 것과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28)는 14경기 82⅔이닝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로 로니보다 나은 활약을 보여준 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포수 문제 해결을 위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32)은 빠르게 KIA에 적응하면서 안방 불안을 해결했고, 이적 후 17개의 홈런을 치면서 타선에서도 기여했다. 야수진에선 유격수 박찬호(27)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면에서 성장세를 드러냈고, '차세대 거포'로 기대 받았던 황대인(26)은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좌익수 경쟁에선 이창진(31)이 승리를 거뒀다. 신인왕 이의리(20)는 데뷔 2년차에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마무리 투수 정해영(21)은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리면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기훈(23)이 성장세를 보여줬고, 정해영과 필승조 장현식(29) 전상현(26)이 줄줄이 이탈했던 후반기 초반 불펜을 지킨 이준영(31)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했다.
다만 올 시즌 KIA의 성과에 '성공'이란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하면서 5위를 차지, 지난해 9위의 성적에서 반등하기는 했지만, 5할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거둔 성과라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수비 면에선 잘 갖춰진 센터라인에 비해 코너에서 큰 약점을 보인점도 눈에 띈다. 팀 타율은 2할7푼2리로 전체 1위를 차지, 지난해(2할4푼8리·전체 9위)보다 큰 폭의 반등을 이루긴 했으나, 기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5명 외에 대체 자원이 부족했고, 불펜 역시 유승철(24) 최지민(19) 등 시즌 전 상수로 여겼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게 아쉽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 김종국 감독 체제는 팀 분위기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긴 했다. 다만 경험 부족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올 시즌을 5위의 성적으로 마치게 됐다.
KIA의 스토브리그는 이런 올 시즌의 공과를 구분하면서 재편과 보강으로 차츰 발전해 나갈 전망. 외국인 및 FA자격을 얻는 박동원과의 재계약 여부가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차적으로 과제가 풀린다면 마지막 키는 FA시장에서의 투자 여부가 될 것이다. KIA가 투자 기조를 확실히 했을 때 '머니 배틀'에서 열세에 놓이진 않는다는 점은 지난해 스토브리그로 증명됐다. 결국 앞으로의 행보는 판단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