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류현진의 절친,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 타자. 하지만 더이상 '악동'은 아니다.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를 달군 핫이슈였다. 푸이그의 한국행 소식은 세계적인 토픽이 됐다.
푸이그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첫날인 16일에는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17일 2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키움은 젊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팀이다. 지난 10년간 2017년 한해를 제외하면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하지만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만 포스트시즌 58경기를 경험했다. 타율 2할8푼에 5홈런 23타점. 올해는 위협적 한방을 갖춘 데다 성숙미를 갖춘 베테랑으로 거듭났다.
불같은 성격의 일면은 여전하다. 2차전 7회, 어정쩡한 체크 스윙으로 땅볼 아웃된 뒤엔 헬멧을 집어던지며 스스로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를 다잡았다. 마지막 타석에서 무시무시한 스윙으로 KT 신인 박영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박영현은 "딱 하는 순간 무조건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손이 떨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많은 걸 하려고 들면 안된다. 그러면 반드시 무리하게 된다. 이렇게 뜨겁게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는 분위기는 정규시즌과 다르다. 그 순간을 즐기되, 플레이는 항상 해왔던 대로 해야한다. 또 공격과 수비를 분리할 줄 알아야한다. 공격을 잘 못해도, 수비에서 팀에 도움을 주면 된다. 1차전에서 신준우가 그랬다."
푸이그는 "평소엔 내 역할에 실패해도 다음 기회가 있다.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준플레이오프는 3승을 올려야한다. 그 3경기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실천한다. 정규시즌 종료 후 코치진에 따로 특타까지 주문하며 땀을 흘리는가 하면, 임지열의 홈런 때는 그 누구보다 소란스럽게 더그아웃에서 열광했다. 푸이그는 "그런 결과를 냈으면 충분한 보상이나 분위기를 받아야되지 않겠나"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KT를 꺾은 뒤엔 더욱 험난한 여정이 기다린다.
"KT를 이겨도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은 정규리그 1위 SSG 랜더스다. 정규시즌에 우리 상대로 가장 강했던 두 팀(LG전 6승10패, SSG전 5승11패)이다. 나도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