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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계에는 언제나 많은 소문이 돌고 돈다. 그중에서도 감독 자리를 둘러싼 추측과 억측은 차고도 넘친다.
무엇보다도 '사기'의 문제가 크다. 어떤 감독이든 계약 마지막 시즌에는 불가피한 '레임덕'이 찾아온다. 함께 하는 코치진이나 프런트, 선수단도 눈과 귀가 있다. 감독의 향후 거취에 따라 많은 것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눈치 싸움을 하게 된다. 좋은 방향이라면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감독이 겪는 딜레마가 크다. 때문에 구단이 재계약 여부를 계약 종료 전에 일찍 결정하게 되면, 이런 기간을 없앨 수 있다. 감독에게 더 확실한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하지만 SSG의 경우, 최근 LG 트윈스의 사례가 엉뚱하게 불똥이 튀었다. LG는 정규 시즌 2위를 하고, 마지막까지 SSG를 가장 위협했던 팀이다. 좋은 성적을 거뒀고,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그런 LG가 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충격의 탈락을 한 후,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고 불과 며칠 사이 염경엽 감독을 새로 선임하는 '사건'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화살표는 다음 대상, 김원형 감독을 향했다.
LG가 새 감독을 발표하고 하루 지난 7일. SSG는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김원형 감독과의 재계약을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구단과 감독이 재계약 조건을 전혀 합의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 기간도, 연봉도, 계약금도 아무것도 없는 발표였다. 말 그대로 '재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만 있었다.
그만큼 구단에서 급하게 발표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SSG 구단은 내부에서 재계약 방침은 정규 시즌 우승 확정 후 세웠고, 정용진 구단주에게도 보고를 했다고 후에 설명했다. 다만, 김원형 감독과는 논의를 하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돌입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자 구단은 5차전 직전 구단주에게 다시 한번 긴급 보고를 하고, 일단 급한 불만 먼저 껐다. 감독 자리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을 거두겠다는 의도 한가지만 분명하게 읽힌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