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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며 원소속팀과의 재계약을 거부한 외국인 선수는 둘이다.
KBO 입성 전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41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33에 그치며 외면받았던 루친스키는 NC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밟으며 4년 통산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 WHIP 1.19, 피안타율 0.245를 기록했다.
루친스키는 오클랜드와의 계약이 확정된 후 "한국에서 4년을 뛰면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게 됐고, 많은 걸 배웠다. 모든 부분서 세련되고 명확해졌다. 꾸준히 잘 던지는 투수가 됐다고 느낀다. 좀더 성숙하고 잘 다듬어져 많은 이닝을 감당할 수 있는 투수가 됐다"고 자평했다.
루친스키는 오클랜드에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오클랜드 로테이션은 콜 어빈, 폴 블랙번, 제임스 카프리엘리언 정도가 확정적이고,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루친스키를 포함해 4~5명이 경쟁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희망적 요소가 많아 보인다.
반면 폰트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 소식 들려오지 않고 있다. 폰트가 SSG 구단에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달한 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로 보인다. 11월 30일 보류선수 명단에 폰트를 포함시킨 건 보류권 확보 차원이었다.
폰트가 메이저리그 주목을 받은 것은 작년이다. 그는 개막전에서 NC를 상대로 9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폰트는 연장 10회 승부가 나는 바람에 퍼펙트 게임 대기록을 놓쳤다. 후반기에 페이스가 처지긴 했어도, 28경기에서 184이닝을 던져 13승6패, 평균자책점 2.69로 시즌을 마감했다. WHIP 0.95, 피안타율 0.207에서 보듯 구위 자체의 위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그런데 왜 현지 언론서는 소문조차 나지 않는 걸까. 최근 한 달 동안 폰트를 직접 언급한 현지 보도는 없다. 꾸준히 잘 던지는 능력(consistency)에 관한 확신을 충분히 주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폰트는 미국에서 한 번도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팀을 자주 옮겨 다녔고, 부상도 잦았다. SSG에서 2021년 145⅔이닝, 작년 184이닝을 던졌지만, 루친스키 만큼의 꾸준함과는 거리가 있다.
직구 평균 구속은 92.5마일로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불펜투수로 던질 때 평균 95마일까지 찍었던 구속이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다. 폰트는 작년 SSG에서 인센티브를 포함해 150만달러를 받았는데, 그보다 못한 조건을 제시받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