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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강철 감독이 예고한대로, 등판 가능한 투수들을 모두 쏟아부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패배보다, 실력 차이 특히 마운드 격차를 절감한 것이 이번 한일전에서의 핵심이다. 일본은 이날 계획대로 마운드 운영을 가져갔다. 소속팀에서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이 순서대로 등판해 여유있게 이닝을 채워줬다. 이닝 쪼개기와 다급한 투수 교체가 없었다. 오히려 한국 대표팀이 가장 쉽게(?) 상대한 투수가 선발 다르빗슈였고, 그 이후 등판한 투수들은 거의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제구력, 변화구 구사력까지 갖춘 수준 높은 투수들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운드가 무너졌다. 선발 김광현이 2이닝을 잘 버텼으나 3회에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제구 난조로 고전했고, 이후 실점이 나왔다. 한일전 바로 다음날인 11일은 경기가 없는 날. 이강철 감독은 "모든 투수가 다 나와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한국 대표팀도 이번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특히나 '좋은 투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은 엔트리 선별때부터 공감대를 이뤘으나, 쉽지 않았다. 또 미국 애리조나 소집 훈련 때부터 우려했던 투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올라오지 않았던 것 역시 끝내 실전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