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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6년만이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지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불참의 후회를 온몸 던진 슬라이딩 한방에 날려보냈다.
트라웃에게 2017년은 악몽 같은 부상으로 기억된다. 그해 5월말, 트라웃은 2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베이스에 걸려 엄지 손가락이 꺾였다. 트라웃은 찜찜한 얼굴로 교체됐고, 자기공명촬영(MRI) 결과는 손가락 인대 손상이었다. 트라웃이 2011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트라웃은 7월 중순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부상전까지 162경기 기준 50홈런을 넘길 페이스였던 트라웃은 결국 이해 33홈런에 그쳤다. 2년 연속 시즌 MVP가 유력했던 시즌이었지만, MVP 포디움에도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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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2017년은 시즌전 트라웃이 정규시즌 차질을 우려해 WBC 출전을 거절한 해였다. 당시 미국은 WBC에서 3번 연속 우승에 실패한 끝에 말그대로 '드림팀'을 꾸려 WBC에 출전했고, 이 과정에서 트라웃에게도 제안했던 것. 결과적으로 트라웃 없이 4회 대회만에 미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TV로 지켜본 트라웃에겐 꽤나 뼈아픈 경험이었다. 트라웃은 2020~2021 두 시즌 간의 부상과 부진에도 불구, 올해 WBC 출전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지난 대회 출전 거부를 후회한다"고 말하는 한편, 대표팀 단장 마냥 여러 선수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상대는 영국, 트라웃이 굳이 무리할 필요도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트라웃의 온몸을 던진 다이빙에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그 간절함이 통한 걸까. 미국은 트라웃의 도루에 이은 카일 슈와버의 3점 홈런 포함 6대2로 스리, 영국을 꺾고 이번대회 첫승을 거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