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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비난 받을만한 성적이다. 비난하되 기대도 해줬으면 좋겠다."
급기야 중국전 선발로는 원태인이 예고됐다. 지난 3경기에서 15명의 투수 중 7명(이의리 소형준 김윤식 구창모 양현종 정우영 고우석)이 소화한 이닝수는 단 1⅔이닝에 불과하다. 이들은 그 짧은 시간 동안 7피안타 7사사구 10실점을 기록했다.
호주 일본전은 커녕 체코나 중국전 선발로도 낼 수 없다면 현 시점에선 '등판불가' 상태라고 봐야한다. 대표팀 레벨에서 무쓸모한 투수가 엔트리의 절반이나 잡아먹고 있는 재앙적 상황에 대해 코치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안이한 태도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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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은 일본전 막판 1⅓이닝을 소화한 뒤 하루 쉬고 체코전에 선발등판, 4⅔이닝을 던졌다. 원태인은 호주전 1⅓이닝, 일본전 2이닝을 던졌는데 이틀 쉬고 다시 중국전 선발로 나선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보직 중복(선발) 등을 이유로 엔트리 끝자락에 합류한 선수들이었다. 만약 이들마저 없었다면 체코나 중국 상대로도 전전긍긍했을 것이다.
해설위원으로서 현장에서 지켜보는 레전드들로선 분통이 터질 일이다. 특히 이대호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올림픽 아시안게임 WBC 프리미어12를 총망라해 8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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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은 체코전 중계가 끝난 뒤 방송을 통해 대표팀을 향한 비난 여론에 대해 "비난받을만한 성적이 맞다"는 쓰디쓴 속내를 전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도 더 노력할 거다. 비난은 하되, 기대도 함꼐 해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한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전 역전패에 이어 콜드게임 위기까지 갔던 일본전 참패까지, 이번 대표팀의 부진 원인은 뭘까. 이대호 위원은 "볼넷이 너무 많다.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지 못한다. 국가대표로서 부족하지 않았나"라고 일침을 던졌다.
이어 "미국은 마이너리그부터 메이저리그까지 6~7단계, 일본은 2군 3군 육성군까지 운영한다. 한국은 조금만 하면 자꾸 1군 기회를 주고 1~2군 차이를 없애려고 한다. 난 반대"라며 "1군에 왔다고 1군 선수가 아니다. 몇년간 꾸준히 잘해야 비로소 1군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은 13일 마지막 중국전을 앞두고 있다. 경우의수는 중국전 승리와 더불어 체코가 호주에 4점 이상(9이닝 기준) 내주며 승리하는 것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