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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강인권 체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 NC 다이노스. 약점은 4,5선발의 불확실성이었다. 확신이 없었다. 전문가들의 하위권 예상에도 이 부분이 고려됐다.
하지만 송명기 신민혁 두 투수가 물음표를 지워가고 있다. 출발이 산뜻하다.
하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한 시련의 시간이 있었다. 지난 2년 간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절치부심, 2023년은 승부의 해였다. 배수의 진을 쳤다. 때 마침 NC 강인권 감독은 4,5선발 경쟁을 천명했다.
겨우내 독하게 준비했다.
가장 큰 포커스는 볼넷을 줄여 긴 이닝 소화하기. 이를 위해 힘이 아닌 템포 피칭을 위해 노력했다.
효과가 있었다. 올시즌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급 피칭을 선보이며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다했다. 2경기 12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은 아직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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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6⅓이닝을 95구 만에 마치며 6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6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무엇보다 무4사구 피칭이 돋보였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걸었다. 힘이 아닌 다양한 구종을 통한 완급조절로 정타를 피했다.
피칭디자인의 변화는 수치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95구 중 65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구종 다양성도 돋보였다.
최고 구속은 146㎞의 패스트볼을 절반이 조금 넘는 51구를 던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각각 19개, 겨우내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느린 커브가 6개였다. 커브로 초구 카운트를 잡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빠른 공 위주로 타이밍을 잡고 있던 타자들의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위력도 배가됐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세게 보다 효율적 피칭에 눈을 떴다는 점. 가진 힘을 다 쓰지 않고도 타자를 요리하며 효율적으로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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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때부터 시범경기 때까지 볼넷 없이 공격적으로 던지는 데 포커스를 뒀어요. 제가 급하지 않고 여유 있게 해야 타자들이 더 긴장하니까 여유를 가지다보니 승부가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2020년 버전의 송명기'는 돌아가야 할 목표가 더 이상 아니다.
"2020년이요?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야죠. 준비 잘 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바람직 하지 않았던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부터의 탈피다. 그 어려운 것을 송명기가 해내고 있다. 2020년 이후 품었던 대형투수 탄생에 대한 기대감. 3년을 건너 뛰어 이제야 현실이 될 전망이다.
구창모와 함께 리그 최강의 토종 좌우 원투펀치가 탄생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하위팀으로 분류됐던 NC의 야망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