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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상대의 긴장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일까.
기회가 없지 않았다. 7회 선두 알포드가 안우진의 노히트를 깨는 안타를 쳤다. 천하의 안우진도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야수 선택까지 겹치며 KT는 무사 1, 3루 천금의 기회를 잡았다.
역전이면 좋겠지만 최소 동점까지는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KT는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제 안우진은 이날 유일한 볼넷을 2회 문상철에게 내줬다. 4번 박병호, 5번 장성우를 삼진으로 처리했는데 갑작스럽게 문상철에게 볼넷을 내줬다는 건 그를 의식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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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화면을 보면 알포드는 번트 순간 스타트를 끊지 않았다. 스퀴즈 작전이 아닌, 문상철 개인의 판단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3루주자가 스타트를 끊지 않으면, 완벽한 코스로 번트 타구가 가야 살 수 있다. 어떻게든 점수를 만들어내겠다는 문상철의 의지와 집념은 높게 살만 하고, 성공만 했다면 허를 찌르는 작전이 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좋은 선택이 되지 못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희생플라이 타구를 만들어낼 자신이 없는 게 기습 스퀴즈로 연결됐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경기 후 안우진의 인터뷰를 본 KT는 더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안우진은 "나에게 강한 문상철 선배의 타석이라 부담이 됐는데, 스퀴즈를 시도했고 그 타구가 내 앞으로 와 운이 좋게 타구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