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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투수 나균안이 4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포수 나종덕이 투수 나균안으로 성공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수상이다. 2017년 입단한 그는 대형 포수 유망주였지만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모든 것을 바꾼 그는 선수 인생을 건 도전 끝에 투수 전향 4년 차인 올시즌 롯데 에이스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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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4승(공동 1위), 평균자책점 1.34(4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33⅔이닝으로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또한 나균안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롯데는 5경기 전승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부르는 '행운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나균안은 월간 MVP가 되기에 충분한 활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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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건 에릭 페디다. 개인 성적만 놓고보면 나균안을 앞섰다.
6경기로 1경기를 더 소화했고, 이닝도 38이닝으로 전체 2위였다. 4승1패로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0.47로 전체 1위였다. 48탈삼진으로 1위 안우진과 1개 차 2위에 올랐다.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피칭을 4월 한달간 선보인 셈. 이런 선수를 MVP 안주면 누구를 주나할 정도의 경이적 기록이다.
기자단 투표도 페디로 기울었다. 페디 17표, 나균안 11표, SSG 서진용이 1표였다.
하지만 전국구 인기팀 롯데의 팬 투표에 밀렸다. 페디(4만8106표)의 3배가 넘는 15만4139표가 나균안에게 쏠렸다. 팬심에서 밀린 결과였다. 소속 팀 롯데의 호성적과 스토리가 불러온 화제성도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차별이라 볼 수는 없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월등히 앞선데다 만약 페디가 롯데 소속이었다면 수상은 확실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척 아쉽겠지만 투표란 원래 인기도 등 주관적 요소를 담기 위한 장치다. 만약 오로지 수치적 성적만으로 수상자를 가릴 것 같으면 투표란 장치를 거칠 이유가 없다.
4월 MVP 수상자 나균안은 상금 200만 원을 받는다. 연봉 1억900만 원 투수에게 조금 더 효용이 큰 상금이 될 것 같다.
한편, 신한은행의 후원으로 나균안의 출신 중학교인 창원신월중에 나균안 선수 명의로 200만 원의 기부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