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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볼넷은 생각하지 않았다. 무조건 치려고 했다."
경기 후 만난 신민재의 유니폼 앞섶은 온통 흙투성이였다. 무릎에도 피가 배어나와있었다. '언제 이렇게 됐나'라고 물으니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9회말 3루, 10회말 1루, 짧은 시간 동안 두 차례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소화한 그였다.
타구가 키움 투수 양 현의 머리 위를 넘어 2루 쪽으로 흐를 때 신민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무조건 빨리 뛰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김)혜성이 무조건 잡을 거라고 봤다"며 급박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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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닝에 신민재를 쓰지 않았다면, 당연히 신민재가 박동원 대신 들어갔다가 홈을 밟았을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끝내기 찬스에 신민재가 들어섰다. 공교로운 우연의 연속이었다.
"볼넷은 생각하지 않았다. 몸에 가까운 공을 무조건 치겠다고 생각했다. 2볼에서 한가운데 슬라이더가 와서 칠까 말까 고민했다. 사실 그 공이 더 치기 쉬운 공이었다. 잊어버리고 다음 공을 무조건 쳤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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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재 개인에겐 프로에서 3번째 끝내기 안타다. 2020년 10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 같은해 11월 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적이 있다. 그슌도 "볼넷 대신 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던 그다.
"타석에 많이 안 서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더 치기 편한 것 같다. 생각 많이 안하고 어떻게 쳐야겠다 생각한대로 치면 결과가 좋다."
앞서 9회말 3루 도루 실패는 자칫했으면 패배의 장본인이 될 수 있었다. 신민재는 "처음에는 타이밍 초반에 '가도 좋다'는 사인이 나왔었는데, 지금은 견제가 많이 나온 뒤나 타자가 쳐야되는 카운트를 피해서 나온다. 내가 갑자기 뛰었기 때문에 오스틴과 더블 스틸을 하기엔 쉽지 않았다. 그랬다면 2루에서 오스틴이 죽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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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 중심이다. 그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내가 어떻게 해야되는지 정립되는 거 같다"고 했다.
"'가도 좋다' 사인이 나왔는데 못 가면 나는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스타트가 아쉬웠다. (발에 걸려서 아웃됐다는 말에)아웃되면 그냥 내가 늦은 거다. 다른 건 다 변명이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또 뛰겠다. 난 항상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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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