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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렇게 잘 풀릴 수가 있나. 최대 약점이 최대 강점으로 변모했다.
마지막 2이닝. 8회에 등판한 투수는 좌완 임준섭이었다. 임준섭 역시 1이닝을 안타 1개 허용하고 병살타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임준섭은 무려 2020년 8월 11일 이후 1002일만에 개인 홀드를 기록했다. SSG 이적 후 첫 홀드다.
임준섭까지 계획대로 불펜 운영이 진행되자, 마지막 9회말은 마무리 서진용이 책임졌다. 평균자책점 0인 '미스터 제로'이자 리그 세이브 부문 1위. 서진용도 안타 1개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SSG는 대체 선발을 내고도 불펜 데이에 5대3 의미있는 승리를 챙겼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반전이다. SSG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을 자랑하고 있다. 성적이 증명한다. 10일 기준으로 SS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18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불펜은 SSG가 유일하다. 기록상 거의 모든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권이다.
사실 불펜 구성에는 변화가 있다. 지난해 좌완 필승조 역할을 했던 김택형이 상무 입대로 자리를 비웠고, 올해는 '뉴페이스' 백승건과 임준섭이 좌완 필승조 역할을 온전히 해내고 있다. 특히나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임준섭을 테스트까지 거쳐 영입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신의 한 수'다. 여기에 베테랑 노경은과 고효준이 중심을 잡고, 고졸 신인 이로운까지 타이트한 상황에서 활용하며 경험치를 훌륭하게 쌓고 있다. 마무리 서진용은 데뷔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어 뒷문 걱정이 없을 정도다.
분명히 약점이라고 했지만 모든 부분들이 막힘 없이 술술 풀린다. 번갈아가며 '히어로'가 등장한다. 김원형 감독과 조웅천 투수코치를 중심으로 한 마운드 운용도 지난해보다 한층 더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더 좋게 나오는 셈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