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롯데 서튼 감독.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나머지 선발투수들까지 좋아지면, 팀이 얼마나 더 강해질까."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이렇게 말했었다. 팀이 9연승을 달릴 때,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다 좋은데, 선발투수들이 죽을 쑤는 것이었다. 스트레일리, 반즈, 박세웅까지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핵심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집단 부진에 빠졌다. 지난주까지 박세웅 무승 1패, 스트레일리 무승 2패, 반즈 1승1패였다. 그나마 나균안이 4월 신들린 활약을 펼쳐 롯데가 그나마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불펜의 힘으로 이긴 것인데, 불펜은 소모량이 많아질수록 빨리 지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긴 연승 후유증이 롯데를 덮칠 뻔 했다. 이 상황을 서튼 감독이 긍정의 힘으로 유쾌하게 푼 것이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롯데 스트레일리.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09/
그런데 서튼 감독의 말이 맞아들어갈 조짐이다. 9일 패전투수가 됐지만 12일을 쉰 스트레일리가 두산 베어스전 6이닝 2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신호탄을 쐈다. 타자들이 상대 선발 알칸타라에 막혀 패전이 됐지, 구위와 투구 내용은 이전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 돼있었다.
그리고 10일 선발로 나선 반즈가 팀 연패를 끊어주며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반즈는 두산을 상대로 6⅔이닝 8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1승이 있었지만 퀄리티스타트는 역시 처음이었다. 앞서 6이닝을 던진 경기 자체가 없었다. 지난 시즌 롯데 에이스로 보여준 그 구위와 그 로케이션이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튼 감독이 "팀이 정상 궤도를 찾았다"며 기뻐할 정도였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롯데 선발 반즈.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0/
결국 지난주 내린 비가 롯데를 도운 격이 됐다. 안좋은 상황에서 등판이 이어졌다면 실패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주중부터 비로 5일을 쉬며 투수들이 감을 되찾을 시간을 벌었고, 로테이션도 새롭게 정비할 수 있었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를 예로 들며 "무대 뒤에서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공개했다.
서튼 감독 말대로 스트레일리와 반즈가 상승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박세웅까지 반전 무대를 펼친다면 롯데는 남부럽지 않은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지난 9연승 때보다 더 위력적인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튼 감독이나 롯데팬들은 이들의 활약이 단순 일회성이 아니길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