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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고, 이번 플레이가 가장 최악이었던 이유.
그런데 18일 잠실구장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KT 위즈의 스타 강백호의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 하나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KT가 3-2로 앞서던 5회말. LG 박해민의 안타로 무사 1루. 이어 등장한 김현수가 우익수 방면 안타를 쳤다. 발빠른 박해민이 3루까지 가는 건 당연한 타구였다. 문제는 공을 잡은 우익수 강백호였다. 박해민이 3루에 멈추자 방심한 듯 내야에 있던 장준원에게 '아리랑 송구'를 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박해민이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홈까지 파고 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충격적인 '본헤드 플레이'였다. 그런 송구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아무리 이유를 생각해보려 해도, 안타를 맞은 상황이 짜증나, 그 짜증을 푸는 걸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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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꼴찌다. 강백호는 스타지만, 아직 어린 선수다.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해도 부족한 마당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팀을 수렁에 빠뜨렸다. 리더, 스타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없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강백호는 엄청난 재능으로 데뷔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선수다. 야구도 잘하고, 거침 없고 통통 튀는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사건 사고도 많았다. 도쿄올림픽 '껌 사건'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희대의 '세리머니 주루사'로 망신을 당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 절반도 뛰지 못하고, 최악의 성적을 기록해놓고 연봉 삭감에 반발해 스프링캠프도 지각 출발해 질타를 받았다.
차라리 이런 문제들은 이해라도 해볼 수 있다. 껌 사건은 충격적인 경기 내용에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일 수 있고, 세리머니 주루사도 의욕이 너무 넘치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리랑 송구는 어떻게 감쌀라야 감쌀 수가 없는 최악의 플레이였다. 당장 2군행 징계를 받아도 할 말 없을 것이다. 프로 선수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