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 앞선 두 타석은 범타로 허무하게 공격을 마쳤다. 1S 이후 배제성의 2구째 126km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겨 솔로포를 날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0.176 6안타 2홈런. 타격감이 떨어져 있던 로하스가 이승엽 감독 믿음에 홈런포로 보답하는 순간이었다.
홈런 타자 로하스를 반기는 이승엽 감독과 동료들 '어서와!'
타격감을 제대로 잡은 로하스의 방망이는 다음 타석에서도 불을 뿜었다.
8회 무사 1루 바뀐 투수 KT 주권의 2구째 141km 직구를 또 한 번 힘껏 잡아당겨 타구를 우측 담장 너머로 넘겼다. 한국 무대 첫 연타석 홈런포로 날린 로하스. 그동안 흔들리지 않고 로하스에게 믿음과 기회를 줬던 이승엽 감독의 간절함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누구보다 기뻐한 이 감독. 베이스를 돌고 더그아웃에 들어선 로하스도 뭐처럼 활짝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때 양석환이 로하스를 향해 '왜 하트 세리머니를 안 하냐?'며 꾸짖자, 로하스는 미소로 무마했다. 경기 전 굳어 있던 로하스의 표정은 연타석 홈런포를 날린 뒤 활짝 폈다.
하트 세리머니는 양석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세리머니 이후 더그아웃 분위기는 한층 더 훈훈해졌다. 두산 베어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팬들과 함께하는 '기부럽 Give Love, 사랑을 나누다' 캠페인을 하고 있다.
타자들이 안타나 홈런을 쳤을 때 하트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마음을 전하며 안타 1개당 10만 원, 홈런 1개당 100만 원이 적립된다.
안타나 홈런을 치고 나가면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양석환, 양의지, 송승환, 허경민의 개성 넘치는 하트.
선수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하트 세리머니로 야구를 보니 재미와 기부금까지 쌓고 있다.
하트 세리머니는 깜빡했지만 연타석포를 날린 동생 로하스에게 다가간 양석환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두 타석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두산 외국인 타자 로하스.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배트 중심에 타구를 맞추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로하스의 홈런포가 터져야 이승엽 감독의 미소를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자주 터져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