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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가장 느린 발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뛴 포수 다리에는 훈장처럼 피가 흐르고 있었다. 롯데 포수 유강남의 이야기다.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28일 고척스카이돔. 스윕을 노리던 롯데와 연패를 끊어야 했던 키움. 경기 초반 롯데가 먼저 웃었다.
2회 롯데 공격. 선두타자 안치홍이 풀카운트 승부 끝 안타를 만들어 냈다. 이후 유강남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노진혁의 안타까지 터지며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롯데. 고승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2-3루 주자가 동시에 태그업 후 힘차게 달렸다. 3루 주자 안치홍이 홈으로 들어오는 건 막을 수 없었지만, 발이 느린 2루 주자 유강남의 3루 쇄도는 상대 허를 찌른 플레이였다.
1사 1,3루 한동희가 중견수 플라이를 치자 3루 주자 유강남은 다시 한번 태그업을 시도했다. 중견수 이정후-2루수 김혜성으로 이어진 깔끔한 중계 플레이보다 홈으로 쇄도하는 유강남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를 악물고 달려 홈을 향해 몸을 날린 유강남은 지친 듯 잠시 그라운드에 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다시 일어선 유강남은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친 한동희와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기대하지 못했던 주루 플레이로 추가점을 낸 유강남을 서튼 감독은 반겼다.
벤치에 앉은 유강남은 숨을 고르며 왼쪽 다리 상태를 살폈다. 트레이너가 다가오자, 유니폼을 걷어 올린 유강남. 두 차례 태그업 플레이로 인해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왼쪽 다리 피부가 까져 피가 나고 있었다. 다음 이닝 안방을 지켜야 했던 유강남은 임시방편으로 테이핑 후 다시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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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가 달려 나와 상태를 살핀 뒤 OK 시그널이 떨어진 뒤에야 타자 이지영과 포수 유강남 모두 웃어 보였다. 포수의 고통은 포수가 안다고 이지영은 고의성은 없었지만, 미안한 마음에 후배 유강남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배 마음을 느꼈는지 유강남은 밝은 표정으로 이지영을 향해 턱을 만지며 통증을 호소했다.
다리에는 피가 나고 타구에 턱을 맞고도 9회까지 안방을 지킨 유강남. 비록 8회 마운드가 무너지며 역전패당했지만, 올 시즌 롯데는 유강남 영입 효과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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