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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게임체인저. 아무한테나 붙는 수식어가 아니다.
양의지는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4일 삼성전에 주루플레이 중 입은 오른쪽 정강이 타박상으로 아직은 앉았다 일어났다가 불편해 마스크를 쓰기 힘든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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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이 있었다. 양석환의 우전 안타 때 양의지는 또 한번 출력을 높였다. 전력을 다해 3루를 돌아 홈을 향했다. 이를 악물고 뛰는 모습이 포착됐다. 홈에서 세이프. 2-1을 만드는 천금 같은 역전 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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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부상 다음날인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2-3으로 뒤지던 10회말 선두 타자로 교체 출전해 오승환을 상대로 2루타를 날리며 3-3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픈 정강이를 이끌고 2루에 전력질주해 슬라이딩 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대수비로 교체됐고, 1사 3루에서 정수빈의 번트 적시타가 이어졌다. 양의지의 투혼 속에 두산은 11회 김재호의 끝내기 안타로 4대3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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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느린 양의지에게 2루는 늘 도전의 영역이다.
강력한 2루타성 타구를 날리고도 깊숙한 수비를 하는 상대 팀 수비 탓에 아쉽게 2루에서 아웃되는 장면이 종종 있다.
죽고 사는 건 둘째 문제. 행여 팀 내 핵심 타자가 다칠까봐 모두가 조마조마 하다.
양의지는 "요즘 죽는 일이 많아가지고 좀 뛰는 판단을 확실히 하고 뛰어야 될 것 같다"며 웃었다.
2연패 중이던 팀을 살린 5월의 마지막 날, '주자' 양의지의 폭중질주 덕분에 두산은 5할 +1과 4위 복귀로 5월을 마감할 수 있었다.
전날 팀내 유일한 2안타에 이어 이날도 3타수2안타 2볼넷 만점활약을 이어간 양의지는 경기 후 "(2600루타 달성) 기록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기록보다는 지금 감이 좋기 때문에 이 느낌을 잘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에서든 수비에서든 팀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데, 지금은 수비에서 보탬이 못 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컨디션이 썩 완벽하진 않지만, 빨리 포수로도 복귀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6월부터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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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으로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이채호의 141㎞ 바깥쪽 잘 제구된 공을 밀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에너지를 배트 끝에 집중시키고 있는 팀 타선의 중심.
신임 이승엽 감독이 왜 '양의지 타령'을 했는지, 두산이 왜 거액을 쓰며 화답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게임체인저. 이승엽 감독과 두산의 선택이 옳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