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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연패 탈출의 선봉에 서다[인터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6-19 00:19 | 최종수정 2023-06-19 00:21


"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
18일 KT전에서 결승타 등 2안타 2타점을 올린 뒤 인터뷰 하는 김지찬.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10개구단 최연소 키스톤 콤비 김지찬(22)-이재현(20).

'굴비즈'라 불리는 절친 두 선수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수년 내 10개 구단 최고의 키스톤 콤비가 될 것이 확실시 되는 조합이다.

하지만 모든 성장에는 대가가 있다. 좋은 경험도 있지만, 나쁜 경험도 있다.

삼성은 최근 시련을 겪었다. 최근 5경기 연속 역전패 속에 5연패. 자칫 최하위로 추락할 뻔 했다.

팀의 어려움. 젊은 두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고 작은 수비 실수 속에 고개를 숙였다. 매 경기 긴박한 상황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압박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1루에서 넙죽넙죽 공을 받아주던 최고 1루수 오재일 마저 타격부진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있는 상황. 여러가지 어려움이 겹쳤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이들의 마음에도 슬그머니 조바심이 공간을 넓히고 있었다. 김지찬은 "이번 주가 좀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
18일 KT전 결승타 치는 김지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수비 실수 속에 5대6으로 역전패한 17일 KT전. 5연패 속에 선수단 분위기가 더 무거워졌다. 휴식일을 앞둔 18일 한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국민 유격수' 박진만 감독이 김지찬 이재현을 따로 불렀다.

"시합 전에 감독님께서 저랑 재현이를 불러서 좋은 얘기를 해주셨어요. '야구장에서 실수하거나 이런 거 다 괜찮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좀 더 플레이 할 때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대 최고 내야수 출신 사령탑의 따뜻한 말 한마디.


"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
18일 KT전 2루타를 날리는 이재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살짝 기 죽어 있던 어린 두 선수에게는 큰 힘이 됐다. 감사함과 함께 용기백배한 이들은 이날 5연패 탈출의 선봉에 섰다.

경기 흐름의 변곡점 마다 이 둘이 있었다. 1-2로 뒤지던 5회초 4득점 빅이닝의 출발은 이재현 김지찬의 안타였다.

5-5 팽팽하던 승부도 이재현 김지찬의 방망이에서 갈렸다.

이재현은 6회초 1사 후 기술적인 밀어치기로 우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김지찬의 중전 적시타 때 전력 질주 끝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찍어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1점 앞선 8회초에는 선두 타자 이재현이 김민수로부터 왼쪽 펜스 직격하는 2루타로 출루하며 만든 1사 3루에서 김지찬이 땅볼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7-5. 사실상 쐐기 득점이었다.

이재현은 승리에 결정적 득점으로 이어진 2루타 두방 포함, 4타수3안타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톱타자 김지찬은 결승타 포함, 4타수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1회말 1사 1, 3루 박병호 타석. 알포드와 문상철이 이중 도루를 시도해 알포드가 홈인했다. 이재현, 김지찬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7/
김지찬은 "이번 주 승리가 없고 마지막 게임이라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간절하게 뛰었음을 암시했다. 동생 이재현 역시 어깨를 다쳐가면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계속 이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미디어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도 스트레스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성장하고 팀의 주축이 돼야 할 선수들이다. 고난을 경험 삼아 발전 하다보면 올 시즌 언젠가 쯤 여유 있게,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린 선수 육성에 대한 사령탑의 일관성 있는 철학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치러야 할 대가라면 치르고 넘어가야 한다. 실패의 경험 역시 미래의 큰 성공을 향한 과정이다. 감독이기 이전에 이미 그런 실수를 경험해본 선배, 박진만 감독의 한마디가 삼성의 미래를 각성시켰다. 다음주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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