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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 36세 레전드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잠실 히어로]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6-20 22:05 | 최종수정 2023-06-20 22:28


'박동원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 36세 레전드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무사 만루 SSG 최정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0/

'박동원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 36세 레전드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무사 만루 SSG 최정이 만루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0/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단한 홈런이 터졌다. 드디어 홈런 단독 선두. 최 정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SSG 랜더스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접전 끝에 귀중한 승리를 잡아냈다. 9회까지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은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연장 10회초. SSG가 이영하를 흔들어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최 정이 섰다.

이영하를 상대한 최 정은 경기 개시 시간 3시간이 넘긴 시점이었지만 차분한 집중력을 보였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접전. 무려 11구까지 가는 집중력 끝에 이영하의 135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맞자마자 타구는 높이 떠서 힘차게 날았다. 잠실 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 비거리 110m, 타구속도 160km의 초대형 만루 홈런이 터졌다. 이 한 방으로 SSG는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오면서, 추후에 터진 박성한의 솔로 홈런까지 포함해 6대1 완승을 거뒀다.

동시에 최 정은 마침내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더 살아난 최 정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월간 타율 3할2푼7리(52타수 17안타)에 6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4,5월보다 더 감이 좋다. 특히 두산전에 서 친 만루 홈런을 앞세워 리그 홈런 부문 경쟁에서도 줄곧 선두를 지키던 박동원(LG)을 제쳤다.

1987년생 올해 만 36세인 최 정은 18시즌째 팀내 주전 3루수이자 중심 타자 역할을 맡고 있지만, 후배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기량이 떨어지지 않는다. 올 시즌 타격 페이스는 오히려 최근 3년 중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

또 홈런 경쟁에서도 앞서며 '홈런왕'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최 정이 프로 데뷔 이후 '홈런왕' 타이틀을 획득했던 것은 2016년, 2017년, 2021년 총 3차례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17시즌에 기록한 46홈런이다.

경기 후 만난 최 정은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정말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영하의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정도만 스트라이크다 싶어서 돌렸는데 볼에 헛스윙을 하면서 타격 포인트가 엄청 흔들렸다. 엄청 어려운 타석이었다. 그래도 직구를 파울친다는 생각으로 슬라이더를 잡자고 생각하면서 타이밍을 엄청 늦게 잡았다. 다행히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는 바람에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며 홈런 타석을 돌아봤다.

"오직 두자릿수 홈런 기록만 생각하고 있다"는 최 정은 "그 이후부터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팀이 이기는 홈런을 많이 치면 좋다. 팀 성적도 아직 너무 초반이고 LG가 너무 잘하기 때문에 아직 모른다. 우리 팀 선수들 전체가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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