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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건 무조건 살았다 생각했는데…너무 여유있게 죽더라고요."
타석에는 오스틴. 벤치의 사인은 없었지만, 문성주는 상대의 허를 찌른 2루 도루를 감행했다. 그에겐 확신이 있었다. 롯데 투수 스트레일리의 투구 타이밍은 일정했다. 1루 주자를 향한 경계심도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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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의 스트레일리가 뜨겁게 포효했다. 관중석에선 롯데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만약 이날 롯데가 리드를 지키고 시리즈위닝을 달성했다면, 승부처로도 꼽힐만한 멋진 장면이었다. 손성빈의 송구 속도는 138.3㎞, 팝 타임(공을 빼는 시간)은 1.82초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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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 경합과 상관없이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신민재가 홈으로 달려왔지만, 이미 이닝이 끝난 뒤였다. 해설진도 "엄청난 송구가 나왔다", "3루주자는 볼 필요도 없었다"며 깜짝 놀라게 한, 말그대로 '레이저빔' 한방이었다.
경기 후 만난 문성주의 유니폼 무릎에는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다. 문성주는 "무릎이 살짝 까졌습니다. 도루하다가 죽을 때 생긴 상처라 부끄럽네요"라며 민망해했다.
"전 그냥 이건 빨랐다, 살았다 생각했는데 너무 여유있게 죽었네요. 손성빈 선수 송구가 너무 좋았습니다."
손성빈은 지난 12일 국군체육부대를 전역하고 소속팀 롯데에 복귀했다. 1군에 동행하며 컨디션을 체크했고, 래리 서튼 감독은 15일 1군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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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