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초보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현역 시절 이 감독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다. KBO리그 개인 최다 홈런(467홈런) 기록 보유자다. 홈런왕과 MVP를 5차례씩이나 차지했다. 골든글러브는 10개.
스타 플레이어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 현역 시절 탄탄대로를 걸어온 만큼, 다양한 선수들과 공감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코치 경험조차 없었던 만큼 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물음표도 붙었다.
|
초보 감독으로서 조급한 마음이 들 법도 했지만, 이 감독은 '순리'를 외쳤다. 때를 기다리면서 버티고 또 버텼다. 이 감독은 4월 내내 "버티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전반기 막바지. 이 감독은 첫번째 결단을 내렸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의 합류였다. 지난해 대체선수로 뛰었던 와델은 대만리그를 경험한 뒤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달 24일 키움전에서 KBO 복귀전을 치른 브랜든은 6이닝 2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에 이어 이후 두 경기 모두 7이닝을 던졌다. 브랜든은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중이다. 프런트와 이 감독의 빠른 결단 덕분이다. 여기에 알칸타라(9승), 곽 빈(8승)이 선발 로테이션 중심을 잡는다.
|
선발진이 안정되고, 김명신 이영하 정철원 홍건희 등 불펜진도 제몫을 하면서 이 감독의 디테일 야구도 한층 단단해졌다. 9일 키움전 승리로 8연승을 달렸다. 8연승 기간 동안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1.85.
8연승 중 6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불펜의 핵심 김명신의 '볼끝'을 눈여겨본 이 역시 이 감독이었다. 두산 야수진은 연승 기간 단 한 차례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마운드 안정 속에 타선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두산은 8연승 기간 동안 팀 타율이 3할2리에 달한다. 무엇보다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는 8경기에서 3할7푼5리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좋았을 때의 느낌을 찾도록 기다려준 사령탑의 배려도 한 몫 했다.
|
'팀 성적'은 최고의 마케팅이었다. 키움 3연전 동안 잠실구장에서는 4만 5000명 이상의 관중이 왔다. 용품 판매도 대박이 나면서 개막전 못지 않은 수익도 올렸다.
이 감독은 여전히 긴장감 속에 산다. 이 감독은 "선수 때 연승보다 감독으로 연승을 하니 훨씬 좋다. 여유는 없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워지면 정말 힘들어진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최대한 잡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
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