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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자전거 타는 것과 같아요. 눈 감고도 하는 걸요."
채은성은 의장대 출신이다. 효천고를 졸업한 그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했다. 2009년 LG 트윈스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두 시즌을 소화한 뒤 의장대로 현역 입대했다. 야구선수로서 가장 풀리지 않았던 시기. 채은성은 '총'을 돌리면서 다음을 준비했다.
제대하고 돌아온 그는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2014년 퓨처스리그 34경기에서 4할3리를 기록하던 그는 1군 무대를 밟았고, 62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로 마쳤다.
2018년부터 5년 연속 꾸준하게 2할 후반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그는 2022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실력은 물론 선수단에 잘 융화되는 인성까지 갖췄던 만큼,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였다. 채은성은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행을 택했다.
FA 첫 해. 채은성은 74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1홈런을 기록하면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팬들과 동료 선수 모두 '별'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했다. 채은성은 팬 투표 106만 6247표, 선수단 투표 130표를 받으면서 총점 42.19로 나눔 올스타 1루수 부문 베스트12 선수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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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부터 확실하게 불탔다. 단체전에서 개인전으로 바뀐 홈런레이스. 채은성은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강남과 호흡을 맞췄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 팀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둘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채은성은 총 5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보냈고, 박병호(KT·4개)를 제치고 홈런레이스 1위에 올랐다. 비거리상도 채은성의 몫이었다. 채은성은 상금 500만원을 유강남과 6대4로 나누기로 했다. 좋은 공을 던져준 고마움과 '생일 선물'을 함께 담았다.
"마음을 비웠다"고 말한 그는 홈런 레이스 1위 확정 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참가에 의미를 뒀는데 얼떨떨하다. 이게 맞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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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을 작성한 채은성은 '미스터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해 정은원(한화)에 이어 2년 연속 한화 출신의 선수가 미스터올스타가 탄생하게 됐다. 홈런레이스 1위와 미스터올스타를 모두 잡은 건 채은성이 처음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진기록'에 동료들은 물세례로 축하했다. 채은성은 물을 맞으면서도 밝게 웃었다.
홈런레이스 상금 500만원에 미스터올스타 상금 1000만원. 여기에 부상까지 합치면 1500만원 이상이 채은성의 손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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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의 별'로 빛나면서 화려하게 올스타전을 마친 채은성은 후반기 활약을 다짐했다.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하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채은성은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접전의 경기도 이기면서 좋아지고 있는데 좋은 기운 가지고 가서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기운 나눠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