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최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27/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단 1초의 주저함도 없었다.
전반기 결산 인터뷰. '올시즌 가장 발전한 선수, MIP(Most Improved Player)'를 묻는 질문에 KIA 김종국 감독은 허허 웃으며 "(최)지민이 아닐까요. 기대보다 너무 잘해줬어요"라고 답했다.
불현듯 루키 윤영철 생각난 듯 "영철이는 애당초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만큼 잘하고 있는 거고, 지민이는 기대를 덜했는데 필승조에 셋업맨, 마무리까지 기대보다 잘 해준 선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차 1라운드 5순위 루키 최지민은 지난 겨울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다녀온 뒤 폭풍 성장했다.
구속 150㎞를 넘나들 만큼 볼 스피드가 빨라졌고, 제구도 안정되면서 단숨에 KIA 불펜 핵심으로 올라섰다.
37경기 42⅓이닝 3승2패3세이브 6홀드, 1.70의 평균자책점. 부상으로 핵심 불펜진이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하는 동안 최지민은 시즌 개막부터 줄곧 제 자리를 지켰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IA 최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09/
후반기가 중요하다.
최지민은 자신의 데뷔 첫 가을야구 출전과 함께 신인왕 도전에 나선다.
이미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다. 가장 큰 관건은 체력 유지다. 풀타임 첫 시즌, 변수가 될 수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게다가 시즌 중간에 아시안게임 차출 변수도 있다. 최지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유일한 좌완 불펜이다. 데뷔 후 첫 태극마크. 안 쓰던 힘까지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시즌 내내 꾸준한 컨디션 유지가 쉽지만은 않다.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도 있다.
전반기 각종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제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김종국 감독은 "젊으니까 구속 욕심이 나겠지만, 세게 던지려고 욕심을 내면 공이 날리는 것을 자기 자신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을 하면서 구속보다 제구가 중요하다는 본인이 알게 됐을 것이다. 밸런스가 더 좋아졌다"고 긍정평가했다.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경기. 김태군.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13/
김태군 가세효과도 긍정적 효과다.
최지민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삼진을 3개 씩이나 잡아냈다.
노련한 김태군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의 승리였다.
김 감독 역시 "지민이가 구속에 비해 삼진을 많이 잡지 않는 투수인데, 태군이가 타자 약점을 잘 파악해서 유도를 잘해줬다. 지민이도 리드대로 직구와 변화구 제구를 잘 하면서 비슷한 코스에 던져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에 대한 믿음. KIA의 젊은 투수들에게는 큰 힘이다. 확신은 곧 퍼포먼스로 이어진다. 최지민도 그렇다. KIA 마운드에 불고 있는 '태군마마' 효과. 후반기 마운드 안정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경기. KIA가 3대2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김종국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