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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현수 형 안 맞는 날에는 좀 쉬어요. 제가 형 몫까지 할게요' 팀 내 타점 1위 오스틴과 2위 김현수. 매 경기 두 타자가 잘 쳐주면 좋겠지만, 형이 부진한 날 동생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형의 몫까지 해줬다.
2B 0S 유리한 카운트에서 4번 연속 스윙을 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중견수 뜬공으로 첫 타석을 마친 김현수가 아쉬운 마음에 배트를 툭 던졌다. 대기 타석에서 아쉬워하는 형의 모습을 본 오스틴은 타석에 들어서며 두산 포수 양의지에게 농담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28일 잠실구장. 1회부터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1회 1사 2루 득점권 찬스. LG 3번 타자 김현수가 끈질긴 승부 끝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번 타자 오스틴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승부 전 넉살 좋은 오스틴의 액션에 포수 양의도 미소 지었다.
1B 1S서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3구째 몸쪽 잘 떨어진 139km 포크볼을 LG 오스틴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제대로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전 타석 안타를 치지 못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선 김현수는 배트를 잡고 연신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스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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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자신의 몫까지 홈런포 한 방으로 해결한 오스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뻐했다.
2대1로 앞서고 있던 3회 1사 LG 김현수는 공격적으로 싸웠지만, 2B 2S서 알칸타라가 던진 5구째 152km 바깥쪽 꽉 찬 직구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아쉬운 마음에 이를 꽉 깨물고 더그아웃에 들어선 김현수. 형의 복수는 이번에도 동생의 몫이었다.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전 타석 몸쪽 변화구에 홈런을 맞은 걸 의식한 두산 배터리가 바깥쪽 승부를 가져가자 보란 듯이 4구째 136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안타로 만들었다.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 경기.
2사 후 출루에 성공한 오스틴은 변화구 타이밍을 노려 2루까지 훔쳤다. 홈런 치고 안타 치고 도루까지 상대 선발 투수 알칸타라를 경기 초반부터 정신없게 만든 오스틴. 결국 오지환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 속 상대 배터리를 흔든 오스틴의 활약. 2사 1,2루 문보경이 4구째 136km 포크볼을 우측 담장을 넘기며 LG는 2대1에서 5대1로 간격을 벌렸다.
올 시즌 타율 0.302 98안타 12홈런 63타점을 올리며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복덩이 오스틴. 유쾌한 성격으로 평소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5연패 이후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LG. 앞에서 형이 해결하지 못하면 한방씩 쳐주는 든든한 동생 오스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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