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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가 지난 주말 트레이드 시장을 두 차례 크게 흔들었다.
올시즌 개막일 페이롤 3억5354만달러로 역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한 메츠가 하루 아침에 리빌딩을 한다는 건 기업체가 3~4년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사업을 시행 1년도 안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은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에 6대11로 패한 뒤 현지 매체들에 "리빌딩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판매 모드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이해시켰다"고 밝혔다. ESPN에 따르면 메츠 선수들은 전날 경기 후 다음 트레이드 대상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동요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에플러 단장이 이날 선수단 대표로 브랜든 니모와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불러 35분간 면담을 갖기도 했다.
MLB.com은 이날 슈어저를 트레이드한 메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슈어저의 고연봉을 감당해 오던 메츠 구단은 2250만달러 정도를 덜어냄으로써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이번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는 오타니 쇼헤이와 계약하는데 매우 요긴하게 쓰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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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00만달러를 받는 오타니의 내년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2300만달러를 가지고 감당이 된다는 것인가. '슈어저를 팔아 오타니 몸값을 댄다'는 해석은 어떻게 보면 비약(飛躍)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트레이드 소문이 무성했던 오타니는 올시즌을 에인절스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오타니를 데리고 있겠다는 게 에인절스 구단의 발표 내용이다. 30일 현재 에인절스는 54승51패로 AL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5게임차 뒤진 6위다. 팬그래프스는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2.7%로 계측했다.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유망주 확보 기회를 포기하고 오타니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재계약 의지의 또다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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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 구단이 슈어저를 내보낸 것은 페이롤 조정보다는 전력 보강 차원에서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봐야 한다. 내년 시즌 저스틴 벌랜더와 오타니로 새롭게 원투 펀치를 꾸려 '윈 나우(win-now)' 모드를 다시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연봉을 받는 벌랜더를 내보낼 수도 있는데 왜 슈어저?'라고 한다면 올해 입단한 벌랜더를 내보낼 수는 없는 상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올시즌 성적도 슈어저(9승4패, 4.01)보다 벌랜더(5승5패, 3.24)가 좀더 안정적이다.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는 최소 5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어떤 구단들이 달려드느냐에 따라 7억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돈 많은 구단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등 서부지역 구단들과 뉴욕 양키스와 메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도 언급되고 있다.
이 구단들이 요즘 트레이드 시장에서 움직일 때마다 오타니와의 연관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