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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후반기 4할4푼3리의 맹타로 리딩히터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30). 9일 잠실 두산전도 어김 없었다. 1-2로 뒤진 6회 2사 후 알칸타라를 상대로 잠실구장 가장 깊은 외야석에 타구를 떨어뜨렸다. 시즌 5호 중월 동점 솔로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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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 터울의 두 선수. 인연이 깊다.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로 한솥밥을 먹었다. 상무 시절에 다시 한 팀에서 뭉쳤던 이들은 24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에서도 구창모 이정후 박민우 김하성 등과 함께 활약했다. 당시에도 구자욱이 주장이었다.
"지혁이는 선수들의 마음을 저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래 위로 더 잘 챙기고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지혁이가 와서 저도 마음이 편하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밥 같이 먹으면서 주로 앞으로 우리가 팀을 잘 이끌어가자 이런 말을 많이 해요. 팀을 위해 아주 중요한 선수를 잘 데리고 온 것 같아요. 가장 큰 힘이 지혁이인 것 같고, 앞으로 라이온즈를 저와 함께 이끌어갈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짧은 시간 내 빠르게 새 팀에 화학적으로 녹아든 류지혁. 그는 이미 '굴비즈'라 불리는 어린 선수들에게 포위돼 지낸다. 이웃사촌 김지찬과 카풀도 하고,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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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사이보다 호구 형이 더 낫다"며 빙긋 웃는 유쾌한 선배.
평소 순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승부욕이 활활 타오른다. 후배들에게도 신신당부를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입을 많이 시키거든요. 가을야구 꼭 해봐야 된다. 우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잘한다. 이런 얘기 많이 하다보면 얘들도 가을야구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새 식구들과 함께 목표는 하나. 우승이다.
"(우승) 해야죠. 맛이라도 봐야죠. 이 팀 잘할 것 같아요. 충분히, 객관적으로 제 팀이라서가 아니라 젊은 팀이고...제가 한번 물어봤어요. 형이 여기서 꼭 우승하고 싶은데 몇년이면 되겠냐 하니까 '5년이요' 라고 답하더라고요. 저는 삼성라이온즈라는 팀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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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을 읽고 타격욕심보다 출루에 힘을 썼다. 피렐라 타석 초구에 변화구 타이밍을 노려 전광석화 처럼 2루를 훔쳤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 후 "류지혁의 도루 성공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를 읽는 센스와 과감함 모두 칭찬하고 싶다"며 엄지를 세운 승부처였다.
피렐라의 내야안타 때 3루에 진루한 류지혁은 강한울의 2루 땅볼 때 온 몸을 날려 홈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갔다. 송구 실책이 겹치며 2루주자 피렐라까지 홈인.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절친 선배 구자욱과 함께 짜릿한 승리를 합작한 날. 팀 허리 역할을 하는 두 선수의 투혼이 합쳐 엄청난 시너지를 팀에 불어넣고 있다.
확 달라진 삼성의 끈끈한 야구. 젊은 리더 구자욱과 류지혁 듀오가 이끌어 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