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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도 선발을 해봤지 않나. 어린 친구들 마음을 잘 안다."
2승1패 2세이브11홀드. KIA 타이거즈 임기영(31)의 팀 공헌도를 보여주려면 홀드와 이닝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다.
송은범의 FA 보상선수로 2017년 한화 이글스에서 KIA로 둥지를 옮긴 이래 꾸준히 KIA 선발의 한 축이었다. 특히 선발 첫해에는 2차례 완봉 포함 8승6패 평균자책점 3.65의 불꽃투를 과시했다. 2021년에는 28경기 8승8패 153이닝 평균자책점 4.88로 커리어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4승13패로 흔들거렸다. 올시즌에는 신인 윤영철이 5선발을 꿰차면서 불펜 필승조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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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임기영은 "선발 때는 '내가 길게 던져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주자를 내줘도 뒤에서 막아줄거란 믿음이 있다. 전보다 확실히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 멀티이닝을 한다고 정하고 나가진 않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승부를 즐기는 점이 인상적이다. KIA 야수들 사이에 '임기영이 나오면 수비할 때 집중도 잘되고 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초구는 거의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는 편. 한준수 등 포수들도 거기에 맞춰 적극적인 리드를 펼친다.
"이닝이 많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올스타 휴식기 때 다 회복했다. 지금은 전혀 힘들지 않다. 선발한게 몇년인가. 선발은 1주일에 길게는 6이닝, 두번 던질 때도 있다. 지금 불펜으로는 1주일에 2~3경기 나가서 4이닝 정도 던지면 되니까. 오히려 직구에 힘도 더 붙고, 자신감 있게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다. 오히려 3일 정도 안 던지면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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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나 윤영철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는 아니다. 임기영의 존재감이 막중한 이유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임기영이다.
그래서 김종국 KIA 감독과 서재응 투수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은 항상 임기영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한다. 임기영은 "내가 컨디션이 좋을 때 자주 나가면 우리 팀에 더 보탬이 되지 않나. 이게 내 자리인가 싶다. 정말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웃었다.
"난 2017년에 군대도 다녀오고 25살이었다. (윤)영철이는 20살이다. 경기 운영능력도 정말 대단하다. 멘털도 좋다. 부진한 날도 쉽게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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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을야구는 무조건 갈 거라고 생각한다. 작년보다는 더 위로 올라가지 않을까? KIA는 지금 여기 있을 팀이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경기를 잡을 수 있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