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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갑자기 일요일 경기가 생각나더라."
7회말 2사후 최정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것이 유일한 안타였다. 그 안타가 아니었다면 KBO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에 도전했을 듯. 1-0으로 앞서던 KT는 9회초 박병호의 쐐기 투런포가 터지며 3-0으로 리드 폭을 넓혔고, 9회말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와 공 5개로 경기를 끝냈다.
이 감독은 9회말을 앞두고 고민한 얘기를 들려줬다. 9회초 박병호가 홈런을 치기 전까지 벤자민에게 9회말도 던지게 하려고 했다고. 이 감독은 "8회까지 벤자민 투구수가 103개였다. 그래도 1-0으로 1점차여서 벤자민이 끝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있긴 했지만 혹시 동점이 되면 벤자민이 아쉬워할 수 있으니 본인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깔끔하다고 생각한 것. 또 이틀전인 10일 수원 SSG전 때 김재윤이 9회초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다가 최정에게 1타점 적시타, 박성한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역전패를 당했던 터라 김재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벤자민이 9회에도 나와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1대0으로 승리했다면 올시즌 KBO리그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투런포를 치며 3점차가 되자 벤자민이 일요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경기에 선발 등판해야 한다는 점이 떠올랐다고. 이 감독은 "벤자민에게 '103개를 던졌고, 일요일에 더블헤더 낮경기에 나가야 하니 그만하자'라고 말했다"면서 웃었다. 여유가 생기면서 실리를 생각하게 된 것.
이 감독은 "벤자민이 7월에 잘던졌다가 8월에 주춤한 것이 아무래도 미국에서 풀타임으로 꾸준히 선발을 나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여름에 너무 더웠던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확실히 다시 좋아진 것 같다"며 벤자민에게 믿음을 보였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