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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전 외할머니의 부음을 접했다. 하지만 경기가 우선이었다. 손자의 어깨에는 프로 선수의 책임감, 그리고 캡틴의 무게감이 얹혀있었다.
이어 안치홍은 삼성 선발 테일러 와이드너를 상대로 3회초 2점 홈런(시즌 7호)을 쏘아올린데 이어, 2번째 투수 최지광을 상대로 4회초 3점 홈런(8호)을 추가하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2개 모두 슬라이더였다. 베테랑답게 변화구를 날카롭게 잡아챈 노림수가 돋보였다. 안치홍의 연타석 홈런, 1경기 2홈런은 지난해 8월 25일 부산 삼성전 이후 387일만이자 통산 6번째다.
경기 후 안치홍은 "오늘은 특히 외할머니께서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서 집중력을 가지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연승을 탈 수 있도록 도움이 된 것이 더 기쁘다. 외손자로서, 그리고 선수로서도 아껴주신 외할머니께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조문을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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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선발 박세웅의 뛰어난 피칭 덕분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꾸준한 선수라서 믿음직 스럽다. 또 오늘은 최준용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실점없이 막아줘 이길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타격에서는 안치홍의 5타점 활약이 경기 흐름을 우리쪽으로 가져왔다"면서 "때구 원정에도 롯데 팬들이 승리를 위해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모습에 감사드리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는 박세웅과 안치홍, 팀 투타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활약 속 승리를 따내며 3연승을 완성했다.
6년만의 가을야구를 향한 말그대로 마지막 기회의 실낱을 붙들었다. 지난 4월의 9연승처럼, 여기서 기적같은 연승을 보여주지 못하면 남는건 좌절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외조모상을 당하고도 팀 승리를 이끈 안치홍의 집중력과 정신력은 단연 찬란하게 빛난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