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텍사스 레인저스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FA 시장에 왜 그토록 아낌없는 투자를 하려는지 잘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시리즈 MVP에는 1차전 9회말 동점 투런홈런을 포함해 결정적인 홈런 3방을 쏘아올린 유격수 코리 시거(29)가 선정됐다. ESPN은 '코리 시거의 정규시즌 버전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내용이라면, 플레이오프 버전은 빠르게 포스트시즌의 전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그렇다면 텍사스는 최근 2년간 FA 시장에서 얼마나 썼을까.
우선 2021년 시즌 후 시거를 비롯해 유격수 마커스 시미엔(7년 1억7500만달러), 선발투수 존 그레이(4년 5600만달러), 내야수 브래드 밀러(2년 1000만달러) 등 7명의 FA와 합계 5억8070만달러에 계약했다. 단일 오프시즌 투자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어 지난 겨울에는 선발투수 제이콥 디그롬(6년 1억8500만달러), 선발투수 네이선 이발디(2년 3400만달러), 선발투수 앤드류 히니(2년 2500만달러) 등 6명을 2억6715만달러를 들여 데려왔다. 2년 전 FA 시장에서는 타선과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1년 전에는 선발 마운드에 신경을 썼다. 두 차례 FA 시장에서 13명을 영입하면서 8억4785만달러(약 1조1357억원)을 쓴 것이다.
|
텍사스의 첫 우승 프로젝트의 마지막 퍼즐은 사령탑이었다. 텍사스는 2019년을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브루스 보치 감독을 삼고초려 끝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시절 세 차례 우승을 일군 전설적인 승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감독의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보치 감독은 현존 사령탑 중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 벅 쇼월터 뉴욕 메츠 감독,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 등과 함께 연봉 400만~600만달러로 톱클래스 몸값을 형성한다.
이런 완벽한 전력 구성의 실무 최고 책임자가 바로 선수 출신 크리스 영 단장이다. 이날 우승 직후 보치 감독은 "크리스 영 단장과 레이 데이비스 구단주에 깊은 신뢰를 느낀다. 그들은 텍사스 레인저스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주기 위해 무던히도 준비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우승에 관해 얘기했다. 그들은 하고자 하는 걸 모두 했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가 종료됐기 때문에 3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오프시즌이 시작된다. FA 시장이 개장한다는 얘기다. 텍사스가 아낌없는 투자 기조로 우승에 성공함에 따라 소위 돈 많고 우승에 한 맺힌 구단들이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애런 놀라, 조던 몽고메리, 블레이크 스넬, 조시 헤이더 등 정상급 FA들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펼쳐질 것을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