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DH1차전. 7회말 무사 1, 2루 최형우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23/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5회말 2사 만루 최형우가 싹쓸이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8/
[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할 말이 없을 정도죠."
프로 세계에서 은퇴를 하고도 남을 나이, 그러나 여전히 팀의 중심 타자로 '해결사'라는 타이틀을 훈장처럼 달고 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41) 이야기다.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는 KIA. 최형우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개막 직전 주장이자 4번 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 올리지 못하는 가운데, 4번 타자의 역할은 온전히 최형우 몫이었다.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7회말 2사 솔로포를 친 최형우가 환영받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9/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3회말 무사 2, 3루 이우성의 2루 땅볼 때 득점한 최형우가 이범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9/
체력 부담과 잔부상 속에서도 최형우는 4번 타자 역할을 100% 해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출루했고, 타점을 올렸다. 나성범이 이탈하면서 생긴 외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비에 나서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루타, 전인미답의 1600타점 돌파 등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선명하게 새겼다.
맏형 역할도 빠지지 않았다. 라커룸, 더그아웃에서 후배 타자들 독려에 앞장섰다. 숱한 위기의 순간 속에서도 KIA가 분위기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
15일 수원 KT위즈파크. 최형우가 후배 타자들을 위해 베팅볼 투수로 자원 등판했다. 신중하게 투구하는 최형우의 모습.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5/
15일 수원 KT위즈파크. 최형우가 후배 타자들을 위해 베팅볼 투수로 자원 등판했다. 베팅케이지의 타자와 대화 나누는 최형우.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5/
이 감독은 최형우의 활약상을 두고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너무 잘 해줬다"며 "내가 하는 역할은 그저 타석에 나가기 전 '괜찮냐?'고 물은 뒤 어깨를 툭 쳐주는 정도다. 타격, 생활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뭐라 할 게 없는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전반기 75경기 타율 2할8푼3리(293타수 83안타) 15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5. 여전히 나무랄 데 없는 활약상이다. 이런 최형우가 후반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V12 결실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해선 부담을 내려놓게 하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전반기 내내 워낙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이 시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굳이 나서서 조정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체력 안배를 위해 적절한 타이밍에 휴식을 부여하고, 안배해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좋은 그림을 그려주기 위해 잘 관리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5회말 2사 만루 최형우가 싹쓸이 적시타를 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8/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2회 1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린 KIA 최형우.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4/
어려움에 빠진 팀을 하드캐리 하면서도, 불혹을 넘은 나이에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후반기를 맞이할 최형우의 활약상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