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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도 처음엔 마무리 후보였다' 다저스 주전 2루수라던 김혜성, 마이너행 대위기...ML은 정말 냉정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2-27 14:07


'고우석도 처음엔 마무리 후보였다' 다저스 주전 2루수라던 김혜성, 마이…
AP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냉정한 메이저리그의 현실.

지난해 이맘 때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 고우석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하자, 현지 여론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마이너리그행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다만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함께 가야하는 고우석이기에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뿐.

고우석도 처음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체결했을 때는 장맛빛 전망만 많았다. 로베르토 수아레스, 마쓰이 유키와 함께 마무리 경쟁 후보로 언급됐다. 미국 현지 언론 특유의 '립서비스'였을 수 있다. 그들은 한국에서의 활약상과 위상을 위주로 선수를 보기에, 좋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한국 언론 역시 새출발을 하는 선수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었다.


'고우석도 처음엔 마무리 후보였다' 다저스 주전 2루수라던 김혜성, 마이…
스포츠조선DB
LA 다저스에 간 김혜성도 이 고우석의 사례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꾸던 김혜성은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3+2년 최대 2200만달러 조건.

시작은 호재로 가득했다. 2루 경쟁자로 여겨졌던 개빈 럭스가 김혜성 입단 후 트레이드 됐다. 모두가 김혜성 영입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봤다. 자연스럽게 올시즌 개막전 주전 2루수로 김혜성을 점찍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시작도 분위기가 좋았다. 김혜성의 적극적인 성격, 야구에 대한 열정, 수비와 주루에서의 뛰어난 기량은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냉정하다. 뭐 하나라도 부족하면, 부정적 시선이 생기기 시작한다. 야수로서 가장 중요한 타격. 김혜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 선발로 출격했지만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하루 전 시애틀 매리너스전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이었다. 시범경기 타율이 12타수 1안타, 8푼3리까지 떨어졌다.


'고우석도 처음엔 마무리 후보였다' 다저스 주전 2루수라던 김혜성, 마이…
AP 연합뉴스
그러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현지 언론들에서 마이너리그행 얘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한다. 타격에 대해 아플 정도로 콕 집어 냉정히 얘기한다. 김혜성도 미칠 노릇일 것이다. 원래 자기 폼으로 쳐도 칠까 말까 한 강한 공들인데, 다저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그 폼으로는 여기서 못 살아 남는다'며 폼 수정을 요구하고 있으니 타격에서 더 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만으로 힘든데, 성적이 추락하니 앞으로의 타석에서는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고우석도 처음엔 마무리 후보였다' 다저스 주전 2루수라던 김혜성, 마이…
AP 연합뉴스

한국이었다면 김혜성이 조금 안좋더라도, 믿고 기다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에서 김혜성은 수십명의 가능성 있는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다. 계약 규모가 컸더라면 대우를 받았겠지만 우리에게는 수십억, 수백억원 큰 돈으로 보여도 그들의 세계에서는 '헐값' 계약일 뿐이다. 고우석도 그랬다. 정말 냉철히 얘기하면 일종의 '보험용 계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선수들에게는 스프링캠프더라도 많은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과연 김혜성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빅리그 무대는 한 번 떨어지면, 올라오기 쉽지 않다. 필사적으로 지금의 첫 번째 기회를 잡아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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