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 잘하는 이름' 덕분일까. 군생활을 통해 다져진 근육이 비로소 빛을 발하는 걸까.
올해는 다르다. 나승엽은 홈런 부문 공동 4위(1위 위즈덤 노시환, 이상 8개)에 이름을 올리는 한편 장타율도 5할3푼5리를 기록, 당당히 8위에 이름을 올렸다. 5할 장타율은 '언감생심'이던 작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영양가도 차고 넘친다. 팀의 리드를 이끄는 선취점, 클러치에서의 인상적인 한방이 돋보인다.
이름값 만큼은 엄청나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야구 잘하는 이름이니 나승엽도 잘하지 않겠나"라며 덕담을 건넨 바 있다.
|
시즌 전 만난 임훈 롯데 타격코치는 나승엽의 이 같은 변화를 예측했다. 임훈 코치는 "예전엔 성적이랄 게 없었다. 그러다보니 투수의 공을 치는 것 자체에 최대한 안전하게 접근했다고 보면 된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겼다. 자신감이 붙은 거다. 올해는 장타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20홈런을 칠 거란 말은 못하겠지만, 작년 초엔 선수들의 루틴 같은 걸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만들고 알려줘야 했다. 1년 사이 다들 익숙해졌고, 자신만의 타격이 어느 정도 정립됐다. 올해는 그 모습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애제자를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시즌 내내 지금처럼 잘 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25경기에 5개를 쳤으니, 20홈런은 물론 조금 더 힘을 내면 3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
2022년 이대호(23개)가 마지막이다. 이대호를 제외하면 2020년 전준우(26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해 최다 홈런은 손호영(18개)이었다.
때 마침 사직구장 담장이 4.8m로 낮아졌다. 레벨스윙을 하는 나승엽으로선 홈런을 칠 가능성이 높아진 시즌임은 분명하다.
나승엽은 "시즌 초에는 강하게 배트를 돌리려고 했는데, 김태형 감독님과 임훈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간결한 스윙으로 바꿨다. 세게 친다는 느낌보다는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했더니 타격 페이스가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 분위기가 최근 좋다. 연승이 많다보니 오히려 더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선수단 전체가 연승으로 인해 자신감이 붙었다"라며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지금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