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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쳐주세요" 문책성 교체 당한 그 선수의 화답, 4경기 3홈런 신흥 '삼성 킬러'의 날개짓[대전현장]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5-05 14:41 | 최종수정 2025-05-05 14:50


"홈런을 쳐주세요" 문책성 교체 당한 그 선수의 화답, 4경기 3홈런 신…
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1회말 2사 문현빈이 솔로포를 친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5/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삼전전.

어린이날을 맞아 한화 선수단은 노란색 모자와 화사한 봄날의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 전 키즈회원 10명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베스트9을 소개했다. 어린이는 "홈런이 보고싶다"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한화 선수단이 곧바로 화답했다.

주인공은 문현빈이었다. 전날인 4일 광주 KIA전 견제사로 문책성 교체를 당한 장본인.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첫 타석부터 눈에 불을 켰다.

1,2번 모두 삼성 선발 최원태의 강속구에 3구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난 2사 후. 1B2S로 몰렸지만 끈질기게 풀카운트 승부로 끌고 갔다. 6구째 최원태의 140㎞ 커터가 밋밋하게 가운데 실투로 몰린 공을 집중력 100% 문현빈이 놓칠 리 없었다. 간결하게 밀어친 타구가 좌측 폴대를 때렸다. 시즌 5호 선제 솔로홈런. 어린이날을 맞아 구장을 가득 메운 1만7000명 관중을 환호하게 만든 한방이었다.
"홈런을 쳐주세요" 문책성 교체 당한 그 선수의 화답, 4경기 3홈런 신…
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1회말 2사 문현빈이 솔로포를 친 후 축하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5/
4일 광주 KIA전에 0-1로 뒤진 4회초 1사 후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던 문현빈은 4번 노시환 타석 때 견제사를 당했다.

벤치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4회말 수비 때 문현빈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 제외된 플로리얼로 즉시 교체했다. 문책성 교체였다.

김경문 감독은 5일 삼성전에 앞서 "어저께 초반에 조금 실수가 많았는데, 우리 프로 선수들도 인간이라, 특히 낮 경기에 에러는 나온다. 첫 번째 내야 실책과 포수 쩍에서 나오는 장면은 그럴 수 있었는데, 세 번째(문현빈 견제사)는 감독이 참을 수 없는 장면"이라며 "현빈이는 아직 어리고 야구를 더 진지하게 더 많이 배워야 될 친구라 빼게 됐다"며 문책성 교체였음을 설명했다.


폰세와 네일의 에이스 맞대결 경기. 한화는 2회 1루수 채은성 실책 속에 먼저 실점했다. 4회 동점 찬스에서 주루사는 흐름을 끊는 미스였다.


"홈런을 쳐주세요" 문책성 교체 당한 그 선수의 화답, 4경기 3홈런 신…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초 한화 문현빈이 KIA 네일의 투구를 몸에 맞은 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4/

"홈런을 쳐주세요" 문책성 교체 당한 그 선수의 화답, 4경기 3홈런 신…
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1회말 2사 문현빈이 솔로포를 친 후 축하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5/
사령탑이 덕아웃 전체에 던진 메시지. 선수들이 달라졌다. 집중했고, 3대1로 뒤집어 이기며 6연승을 달렸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팀 전체에 자신감을 키워준 소중한 승리였다.

김경문 감독은 "보통 그런 미스가 나오면 지게되고 또 연패에 몰리는게 야구인데 중요한 건 집중해 이겼다는 점"이라며 "운동장에 나오면 볼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볼에 눈을 띄지 말라는 게 기본이다. 현빈이 뿐만 아니라 우리 팀 전체 선수들이 좋은 공부를 하게 된 것"이라고 교훈을 찾았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도 전날에 이어 문현빈을 3번 좌익수에 배치하면서 "(당연히) 넣어야 한다. 그 정도 실수 안 하면서 크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며 실수를 잊고 좋은 활약을 당부했다. 문현빈은 첫 타석부터 집중력 있는 선제 홈런으로 사령탑의 믿음에 멋지게 보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전 3경기에서 6타수3안타(0.500)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던 문현빈은 선제 홈런으로 4경기에서 3홈런을 날리며 신흥 삼성 킬러로 떠올랐다.

문현빈은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 찬스에서도 맞은 두번째 타석에서도 2루수 직선타를 날리며 집중력을 이어갔다. 2사 2루에서 노시환의 적시타로 한화는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2-0으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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