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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시속 176.13㎞. 미국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홈런을 연상케 하는 미사일과 같은 타구가 광주에서 나왔다. 소름 돋는 홈런의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 오선우다.
메이저리그에서 총알 타구를 자주 생산하는 오타니를 떠올릴 만했다. MLB.com의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9일(한국시각)까지 오타니가 올 시즌 기록한 최고 타구 속도는 117.9마일(약 189.7㎞)이다. 오타니가 올해 기록한 타구 속도 상위 50%의 평균은 106.8마일(약 171.9㎞)이다.
물론 투수의 구속이 빨라야 정타로 때렸을 때 타구 속도가 더 빨라진다. 메이저리그 투수만큼이나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폰세의 공을 공략했기에 가능한 수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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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는 절망스러운 상황이 오선우에게는 오히려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기회가 됐다. 오선우는 좌완 필승조 곽도규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 4월 12일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이후 나성범(종아리) 패트릭 위즈덤(허리) 김선빈(종아리) 김도영(햄스트링) 등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KIA는 오선우를 기용해야만 했다.
오선우는 코너 외야수와 1루수까지 부지런히 포지션을 바꿔 가면서도 방망이의 파괴력을 잃지 않았다. 44경기에서 타율 0.308(146타수 45안타), 6홈런, 21타점, OPS 0.855를 기록했다. 팀 내 타율 3위, 홈런 4위, 타점 4위다. 몸값 150억원을 자랑하는 거포 나성범이 40일 넘게 자리를 비우고, 지난해 MVP 타자 김도영이 없는 상황에서도 KIA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다.
오선우는 길었던 2군 생활을 되돌아보며 "아무래도 2군에서 잘하고 있어도 기회가 없을 때. 내가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도 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포기는) 생각을 많이 했다. 2군에서 계속 한 살 한 살 먹는데, 내가 야구를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버텼다"고 했다. 버티는 사람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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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