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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57㎞, 156㎞, 157㎞ 직구로 3구 삼진. 1m97 큰 키에서 유연하게 내리꽂히는 강렬한 직구라니, 롯데 자이언츠팬이라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을 순간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아찔한 전율도 있었다. 첫 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낼 때는 상대팀 LG팬들조차 환호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거침없이 꽂히는 156, 157㎞ 직구들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하는 멋이 있었다.
이후 또다시 답없는 제구 난조를 드러내며 무너졌다. 사령탑 입장에선 이런 경기가 한번 나오면 적어도 그 해에는 더이상 선발로 기회를 주기 어렵다. 아무리 감독이 수장이라지만, 선발 기회를 노리는 다른 선수들의 눈도 있고, 이런 경기를 수습하는데 드는 선수들의 고생, 한경기 지고 나면 무너질 팀 분위기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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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날' 이후 롯데는 윤성빈을 불펜으로 육성중이다. 워낙 공이 좋고, 스트라이크존에만 던져준다면, 이날 1회의 모습이 한이닝만 나와준다면 하는 기대다.
윤성빈은 이후 6경기 연속 불펜으로 등판했다. 총 13이닝을 소화하며 5실점. 여전히 기복은 있지만 퓨처스 기준으론 나쁘지 않다. 특히 삼진이 무려 22개에 달한다. 아웃카운트의 절반 이상(56.4%)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있다. 불펜으로 나서는 만큼 투구수에 대한 부담감도 덜하다.
윤성빈은 12일 문경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전에 선발 정우준의 뒤를 이어 6회, 롯데 퓨처스팀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이닝을 투구하며 1안타 1실점. 4-4 동점에서 윤준호에게 이날의 결승타를 허용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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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의 불펜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준용이 돌아와 정철원의 부담을 나눠지고 있지만, 강속구 투수가 절대 부족한 롯데에겐 윤성빈의 가능성은 작지 않은 희망의 빛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