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 임찬규의 표정은 매 이닝 결과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마운드에 오른 LG 트윈스 선발 투수 임찬규의 변화무쌍한 변화구와 이닝 별로 달라지는 표정 변화에 경기장을 찾은 LG 팬들의 야구 보는 재미는 두 배다.
입단 초반처럼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지 못하지만,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 차를 이용해 타이밍을 빼앗는 영리한 피칭으로 어느덧 프로 15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찬규는 마운드 위에 오른 순간 승부를 즐기고 있다.
문제는 너무 몰입하다 보니 결과에 따라 표정 번화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많다는 것.
이날도 임찬규의 140km 초반대 직구와 120km대 체인지업 100km 초반대 커브는 변화무쌍했다. 최고 40km 이상 차를 역이용한 영리한 피칭으로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던 임찬규의 표정은 1회, 4회, 5회 크게 세 번 달라졌다.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1회부터 위기를 맞았다.
1회 선두타자 KT 김민혁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1사 이후 김상수와 안현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 위기에 몰리자, 포수 박동원은 1회부터 마운드를 찾아 선발 임찬규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볼배합에 변화를 줬다.
이어진 1사 1,3루 4번 타자 장성우와 승부. 임찬규는 포수 박동원 리드만 믿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피칭을 펼쳤다.
경기 시작 직전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임찬규.
바깥쪽 깊은 코스에 체인지업을 던져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와 3구 연속 커터, 체인지업을 바깥쪽 유인구로 던졌다. 타석에 있던 장성우가 유인구에 반응하지 않자, 2B 1S서 임찬규는 몸쪽 깊은 코스에 커터를 꽂아 넣으며 2B 2S를 만든 뒤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져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유격수 구본혁을 시작으로 2루수 신민재 이어 1루수 천성호까지 깔끔한 6-4-3 병살 플레이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임찬규는 1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자세히 보니 포수 박동원을 향해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 임찬규. 1사 1,3루 실점 위기를 병살로 막은 직후 포수 리드를 칭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표시한 거였다.
KT 소형준과 토종 우완 에이스 맞대결에서 선취점을 내주기 싫었던 LG 임찬규는 1회였지만 마치 마지막 이닝을 마친 투수처럼 기뻐했다.
포수 박동원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친 선발 임찬규. 위기의 순간 볼배합을 바꿔 실점 위기를 넘긴 포수를 향해 선발 투수는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1회 1사 1,3루 실점 위기서 KT 장성우를 병살 처리한 뒤 포수 박동원 향해 환호한 임찬규.
1회와 달리 2회는 KT 이정훈-허경민-문상철 상대 삼자범퇴로 이닝을 빠르게 정리한 LG 선발 임찬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순간 마운드에서 더그아웃을 향해 파이팅넘치게 달려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