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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스윙 궤도만 바꿔보자고 노력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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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선수다. 배재고를 졸업하고 프로 도전장을 던졌지만,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컨택트 능력도 좋고, 내야 수비도 좋았지만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걸로 보였다. 1m75, 78kg의 평범한 체구. 파워에서 프로 선배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 경기력도 당장 프로 레벨이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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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신 감독을 만난 건 박찬형에게 행운이었다. 신 감독은 "파워를 떠나 스윙 궤도에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타격 자세가 곶게 서지 못하고 엉거주춤한데, 그 자세로는 좌타자인 박찬형의 왼 어깨가 엎어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아웃-인이 아닌 인-아웃 궤도가 만들어져야 타구 질이 올라갈 수 있었다. 그것만 죽어라 연습을 했다. 그러니 타구에 점점 힘이 붙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울리지 않는 엉거주춤 폼도 고쳐보려 했다고. 박찬형은 올해 야구 예능 프로그램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해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김성근 감독도 이 폼을 봐줬는데, 선수가 '정상적인 폼으로는 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 신 감독도, 김 감독도 편하게 치라고 뒀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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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타격이 더 좋아지자 프로팀들의 관심도도 더욱 올라갔고, 결국 지난달 롯데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는 감격을 누렸다. 마침 잘 맞히고, 발 빠르고, 전투력 좋은 내야수를 찾던 롯데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것. 그리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전국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새로운 스타가 됐다. "실전용이라더라"는 2군 보고를 받고, 김태형 감독이 과감하게 기회를 줬는데 '대박'이 터지고 있다. 박찬형에기는 그야말로 인생 대역전이고, 단돈 3000만원을 투자해 1군용 선수를 데려온 롯데도 함박웃음이다.
신 감독은 "박찬형은 원래 좋은 선수였다. 또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 하나로 본인이 정말 열심히 했다"며 "박찬형 외에도 독립리그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작은 부분들만 수정하고, 보완하면 당장 프로에서 통할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프로팀들이, 음지에서 묵묵히 운동하는 우리 선수들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화성 코리요는 최근 두산 베어스에 이한별, 지강혁 두 내야수를 보내는 성과를 이뤘는데, 신 감독은 "두 선수도 곧 1군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훌륭한 자원들"이라고 소개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