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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역대 스무번째 3000탈삼진(3000K)을 달성했다.
현역 투수로는 저스틴 벌랜더(3471개)와 맥스 슈어저(3419개)에 이어 세 번째로 3000K 클럽 회원이 됐다.
흥미로운 건 화이트삭스 사령탑인 윌 베나블 감독도 현역 시절 커쇼에게 삼진을 당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삼진을 잡은 감독이 이끄는 팀을 상대로 3000탈삼진을 달성한 것은 깁슨(1974년 7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전, 스파키 앤더슨 감독), 필 니크로(1984년 7월 5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더그 레이더스 감독), 벌랜더(2019년 9월 29일 LA 에인절스전, 브래드 오스무스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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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번째 3000K는 51년 후 나왔다. 세인트루이이스 카디널스 레전드 파이어볼러 밥 깁슨이 1974년 7월 18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만들어냈다.
존슨과 깁슨을 포함해 1999년까지 77년 동안 11명이 가입한 3000K 클럽은 2000년 이후 올해 커쇼까지 26년 동안 9명이 추가됐다. 그만큼 1990년대 이후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들이 대거 배출됐다는 얘기다. 100마일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지저분한 슬라이더와 커브, 타자를 헷갈리게 하는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등 투수들의 기술 발전이 큰 몫을 했다고 보면 된다.
2000년 이후 3000K 고지를 밟은 투수는 랜디 존슨(역대 2위 4875개), 그렉 매덕스(12위, 3371개), 커트 실링(17위, 3116개), 페드로 마르티네스(15위, 3154개), 존 스몰츠(19위, 3084개), CC 사바시아(18위, 3093개), 벌랜더(10위), 슈어저(11위), 그리고 커쇼다.
하지만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투구이닝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 시즌 300K, 통산 3000K는 언감생심이다. 커쇼 이후 3000K 회원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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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뉴욕 양키스 게릿 콜(2251개)이다. 35세인 그는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올시즌을 한 경기도 못 던지고 접었다. 커쇼는 세일과 콜이 자신의 뒤를 이어 3000K에 이를 것이라고 했지만, 바람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MLB.com은 '불펜 중심의 경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세일과 콜이 앞으로 3~5년 동안 최근 던진 이닝수를 계속 쌓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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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캡 앤슨이 3000안타 1호이며, 1999년까지 23명이 그의 뒤를 이었다. 2000년 이후에는 10명이 추가됐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2년 미구엘 카브레라다.
3000K 투수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반면 3000안타 타자는 앞으로 4~5년 뒤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역 중 통산 최다안타 1위는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으로 2353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가 2021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연평균 친 186안타를 적용하면 2028년 시즌 말 기대할 수 있다. 그의 나이가 39세가 되는 해다. 다만 프리먼의 현 6년 계약은 2027년 말 종료된다. 이후 다저스에서 계속 뛸 지, 은퇴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어 휴스턴 애스트로스 호세 알투베(35세, 2315안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앤드류 맥커친(38세, 2225안타), 뉴욕 양키스 폴 골드슈미트(37세, 2143안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32세, 1995안타)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와 기량을 고려하면 프리먼, 알투베, 마차도가 3000안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투수의 투구이닝은 점점 줄고 있지만, 타자가 들어설 수 있는 타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3000탈삼진은 못 봐도 3000안타는 금세기에 몇 번이고 또 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