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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아빠 되고파" 천재 유격수 떠난 자리? 생애 첫 억대연봉 → 3개월 아들 분유버프까지…후반기 9위팀 재건, 이 남자 손에 달렸다 [SC피플]

최종수정 2025-07-16 11:11

"자랑스러운 아빠 되고파" 천재 유격수 떠난 자리? 생애 첫 억대연봉 →…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9회초 2사 2루 이유찬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까지 진루하며 환호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자랑스러운 아빠 되고파" 천재 유격수 떠난 자리? 생애 첫 억대연봉 →…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3회말 두산 이유찬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외야를 떠돌던 포지션 방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만년 유망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완벽히 떼어냈다. 사령탑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올해 나이 27세, 두산 베어스 이유찬이 마침내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섰다. 9위로 내려앉은 두산의 후반기 반격을 이끌 선봉장이다.

올시즌 생애 첫 억대 연봉에 이름을 올리며 의욕 만점의 개막에 임했다. 하지만 시즌초만 해도 정해진 포지션이 없었다. 주전 내야수 자리가 꽉 차 있었다. 3루는 강승호, 유격수는 박준영, 2루는 신예 오명진이 꿰찼다.

이유찬은 개막 첫주 2루수로 시작해 3루와 유격수로도 나섰고, 4월에는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각각 선발출전 기록이 쌓였다. 올해도 '떠돌이' 신세인가 싶었다. '내야보다 차라리 외야 쪽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그래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4월 3일 아들 지후가 태어나며 '분유 버프'까지 본격적으로 받으며 좋은 흐름을 타는듯했다.


"자랑스러운 아빠 되고파" 천재 유격수 떠난 자리? 생애 첫 억대연봉 →…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8회초 무사 1루 이유찬이 안타를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뜻하지 않은 부상에 직면했다. 4월 6일 부산 롯데전서 멀티출루(1안타 1볼넷)에 도루까지 추가하며 초반 리드를 이끌었지만, 홈 쇄도 과정에서 롯데 포수 유강남과 강하게 충돌했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고, 이후 6주 이상 부상으로 이탈이란 소견을 받았다. 그렇게 올해도 기회를 놓치는가 싶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자 사령탑이 바뀌어있었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6월 한달간 타율 2할6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676을 기록하며 유격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7월에는 타격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대신 수비에선 한층 더 날개달린듯 날아다녔다. 전반기 막판인 부산 롯데전에선 이틀간 4안타를 몰아치고, 하루에 병살 4개를 합작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기민한 발놀림과 강한 어깨의 피지컬만큼은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전성기 시절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 대주자 1순위를 도맡아온 빠른발과 도루 능력, 화려한 슬라이딩은 정수빈 조수행 등 기존 육상부들에도 밀리지 않는 실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리드오프로도 종종 기용된 이유.


내야에 오명진 임종성 박준순 등 신예들이 자주 기용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 중견 이유찬의 존재감이 빛나는 대목이다.


"자랑스러운 아빠 되고파" 천재 유격수 떠난 자리? 생애 첫 억대연봉 →…
사진=이유찬 SNS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주전 유격수다. 시야도 많이 넓어졌다. 다른 팀과는 시작점부터 다른 '두산 내야'의 눈높이에 잘 어울린다. 개인의 퍼포먼스는 물론 내야 전체의 리더로서 혼자 잘하기보단 팀 전체를 끌고 가주길 바란다. 김재호의 뒤를 잇기에도 부족함이 없다"며 뜨거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유찬은 "전반기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 전반기 막판의 좋은 흐름을 후반기에도 이어가고 싶다"면서 "지난 부상 이탈로 인해 팀에 미안함이 컸다.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난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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