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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외야를 떠돌던 포지션 방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만년 유망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완벽히 떼어냈다. 사령탑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유찬은 개막 첫주 2루수로 시작해 3루와 유격수로도 나섰고, 4월에는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각각 선발출전 기록이 쌓였다. 올해도 '떠돌이' 신세인가 싶었다. '내야보다 차라리 외야 쪽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그래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4월 3일 아들 지후가 태어나며 '분유 버프'까지 본격적으로 받으며 좋은 흐름을 타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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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자 사령탑이 바뀌어있었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6월 한달간 타율 2할6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676을 기록하며 유격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7월에는 타격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대신 수비에선 한층 더 날개달린듯 날아다녔다. 전반기 막판인 부산 롯데전에선 이틀간 4안타를 몰아치고, 하루에 병살 4개를 합작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기민한 발놀림과 강한 어깨의 피지컬만큼은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전성기 시절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 대주자 1순위를 도맡아온 빠른발과 도루 능력, 화려한 슬라이딩은 정수빈 조수행 등 기존 육상부들에도 밀리지 않는 실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리드오프로도 종종 기용된 이유.
내야에 오명진 임종성 박준순 등 신예들이 자주 기용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 중견 이유찬의 존재감이 빛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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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찬은 "전반기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 전반기 막판의 좋은 흐름을 후반기에도 이어가고 싶다"면서 "지난 부상 이탈로 인해 팀에 미안함이 컸다.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난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