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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혜성'이 다시 LA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김혜성의 복귀가 이렇듯 지체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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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치료가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어깨 점액낭염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증세다. 관절을 무리하게 많이 쓸 경우에 생기는데, 보통은 주사나 휴식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문제는 이런 치료를 통해 완전히 회복되는 데 까지의 기간을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염증의 진행 정도와 그에 따른 관절 부위의 손상여부에 따라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짧게는 2~3주 안에 나을수도 있고, 길면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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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어깨를 이용해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둘러야 하는 야구선수의 경우에는 좀 더 세심하고,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어깨는 야구선수의 기량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김혜성의 왼쪽 어깨는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30일부터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갔다고 보면 아직 치료기간이 채 2주가 안된다.
심지어 부상 초기도 아니었다. 김혜성은 처음 어깨가 아팠을 때 이를 코칭스태프에 즉각 알리지 않고 경기출전을 강행했다. 데뷔 첫 시즌에 한 타석, 한 경기라도 더 나가고 싶은 열정이라고 봐주기엔 너무나 무모했다. 오히려 개인과 팀에 피해를 주는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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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은 MLB닷컴을 통해 "김혜성은 강한 선수다. 늘 경기에 나가고 싶어하고,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하지만 본인의 몸상태를 솔직히 말해줘야 팀에 도움이 된다. 이번 일은 김혜성에게 큰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뛰면 성적도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온화한 말 속에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식으로 부상을 숨기지 말라는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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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부상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지만, 다저스 구단도 복귀를 재촉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것이 바로 김혜성의 복귀 시점을 결정하는 두 번째 상황요인이다.
냉정히 말해 지금의 다저스는 김혜성의 공백이 그렇게 아쉽지 않다. 일단 김혜성은 팀의 주력자원이 아니다. 공수에서 그때그때 빈자리를 채워주는 소금같은 존재였지만, 없다고 해서 팀 전력이 크게 깎일 만큼의 캐릭터는 아니다. '예상보다 좀 잘치는 백업수비수'가 현재 김혜성의 팀내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캐릭터의 선수에게 감독이 기대하는 건 '최적의 효율성'이다. 팀이 요구하는 타이밍에 정확히 자기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한 몸상태를 갖춰야만 한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은 선수에게 이런 임무를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저스는 현재 김혜성의 어깨 상태가 100%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로버츠 감독의 말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통증이 '거의' 없다고 한다. 16일부터 더 강한 타격 훈련을 펼칠 예정"이라고 MLB닷컴을 통해 밝혔다. 더불어 MLB닷컴은 '김혜성은 팀이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홈으로 돌아오면 라이브배팅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김혜성의 복귀 스케줄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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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다저스는 16일을 김혜성의 실전 라이브배팅 시작일로 지정했다. 로버츠 감독과 팀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혜성의 실전 복귀 가능성을 테스트할 전망이다. 테스트는 3연전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 홈 3연전이 끝나면 다저스는 콜로라도-샌디에이고와의 원정 7연전에 들어간다. 김혜성이 라이브배팅에서 100% 컨디션을 보이면 원정길에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또는 원정경기 중에 트리플A 재활경기를 몇 차례 치르고 돌아올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전훈련 이후 어깨에 전혀 통증이 남지 않아야 한다. 100%가 됐을 때만 김혜성의 복귀가 허락될 전망이다. 이런 타임테이블을 고려하면 8월 중순 이후에나 김혜성을 다시 보게 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