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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판독 신청하시면, 서비스로 체크스윙까지 같이 봐드립니다' KBO 허술한 규정이 만든 최악의 참사, 비겁한 변명

최종수정 2025-09-10 05:07

'파울 판독 신청하시면, 서비스로 체크스윙까지 같이 봐드립니다' KBO …
사진출처=중계 화면 캡처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은 뭐하러 만들었나,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파울 여부 판독을 신청하면, 심판진이 알아서 체크스윙까지 봐준다는 걸 이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규정 보완이 시급하다.

KIA 타이거즈는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1대2로 졌다. 9회초 2사 후 박찬호의 추격 솔로포가 터졌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앞서 등장한 윤도현의 아웃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2B2S서 상대 류진욱이 던진 공이 윤도현의 몸쪽으로 날아왔다. 윤도현은 방망아를 내다 멈췄다. 공은 뒤로 빠졌다. 구심은 스윙, 파울 어떤 판정도 내리지 않았다. 판정이 없자 뭔가 불안했던 윤도현은 1루로 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NC 포수 김형준은 1루로 공을 뿌렸다. 낫아웃 상황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다. 윤도현이 자신의 체크스윙이 헛스윙일 경우에 대비해 뛴 것이다. 1루에서 세이프.


'파울 판독 신청하시면, 서비스로 체크스윙까지 같이 봐드립니다' KBO …
사진출처=중계 화면 캡처
하지만 NC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일단 1루에서 크로스 타이밍이었다. 여기에 파울 여부까지 같이 신청했다. 만약 파울이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유지돼더라도 윤도현의 출루를 막으며 다시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KBO는 올시즌 도중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다시 말해 그 전까지는 타자의 스윙 여부에 대해서는 판정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NC는 체크스윙 판독을 신청할 수 없었다. 규정상 수비팀은 구심이 노스윙 선언을 했을 때만, 체크스윙 판독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때는 심판의 어떠한 판정 선언도 없었다. 그러니 윤도현의 방망이가 돌았다고 해도, 이를 스윙으로 판정할 명분이 전혀 없었다.


'파울 판독 신청하시면, 서비스로 체크스윙까지 같이 봐드립니다' KBO …
사진출처=중계 화면 캡처
하지만 NC의 파울 판독 신청을 받은 심판진은 윤도현이 헛스윙을 했으며, 1루에서 세이프가 아닌 아웃이라고 비디오 판독 결과를 발표했다. 치명적 잘못이었다. 파울에 대한 판독은 방망이에 맞았나, 안 맞았나 그 부분만 봐야지 윤도현의 스윙 여부까지 보면 안됐다. 구심이 그 상황에 대한 어떠한 판정도 내리지 않았기에, 파울이 아니면 볼이 기본 전제가 돼야했다. NC가 요청한 건 그게 아닌데, 심판진이 알아서 NC편을 들어주고 KIA에 엄청난 손해를 안긴 꼴이 됐다.


KBO는 이에 대해 규정에 '타자의 파울/헛스윙'을 비디오 판독으로 할 수 있다는 근거로 변명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헛스윙은 타자의 방망이가 돌았냐의 개념이 아니라, 배트에 공이 맞지 않았다를 얘기하는 것이다.


'파울 판독 신청하시면, 서비스로 체크스윙까지 같이 봐드립니다' KBO …
사진출처=중계 화면 캡처
매우 비겁한 변명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현장 선수단과 프런트는 파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을 때, 스윙 여부까지 봐주는 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해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걸 알았다면 체크스윙 시비도 없었을 것이다. 애매하면 파울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 될 일이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변명을 막으려면 규정을 더 자세하게 바꿔야 한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니, 후폭풍을 막기 위해 헛스윙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미봉을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체크스윙 판독이 안 될 시에는, 파울/헛스윙 판독으로 스윙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 걸 확실하게 명시해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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