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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제2의 이종범이 아니라면 어떤가. 내야의 야전사령관이자 타선의 선봉장. '1번타자 유격수'는 그 자체로 훌륭한 매력이 넘치는 수식어다.
NC의 리드오프는 박민우였고, 이호준 NC 감독은 주로 하위 타순에 머물던 김주원을 올시즌 2번타자로 전격 발탁했다.
김주원은 두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이 주목받는 '거포 유격수'로 먼저 유명세를 탔다. 전임 유격수 노진혁과도 자연스럽게 비교되곤 했다. 어린 나이에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프리미어12까지, 국가대표에 꾸준히 뽑힐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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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때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사령탑을 고민에 빠뜨렸지만, 5월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선 강화를 위해 박민우가 3번타자로 나서는 등 변화를 겪던 중 6월 중순부터 김주원이 1번타자로 올라섰다.
그리고 잠재력이 대폭발했다. 6월 한달간 타율 3할9리 OPS 0.815를 기록한 김주원은 후반기 들어 타율 3할6푼1리 9홈런 OPS 1.065를 몰아치며 명실상부 NC 타선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9월 들어 다소 체력적 부담을 겪고는 있지만, 팀의 5강 싸움을 위해선 조금더 힘을 내줘야 하는 입장이다. 잔부상이 많은 박민우 박건우를 감안해도 김주원이 리드오프로 뛰어주는 게 보다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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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SSG의 리드오프는 단연 '아기 짐승'으로 불리는 최지훈이었다.
하지만 최지훈은 수비에서는 여전히 인상적이지만, 타격의 날카로움은 데뷔 첫 3할이었던 2022년 이후 다소 떨어진 모양새. 올시즌 타율은 2할6푼7리로 예년과 비슷하지만, OPS가 0.660으로 지난해(0.753)보다 큰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타율이 2할 위아래로 출렁거렸던 6~7월의 부진이 심각했다.
그러면서 고육지책으로 택한 게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빠른발을 지니지도 않았고, 유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체력 부담 등을 고려해 리드오프 경험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주원과 마찬가지로 좋은 선구안을 통해 타율과 1할 가까이 차이나는 출루율을 꾸준히 보여준 선수. 6월부터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불방망이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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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마냥 나가면 뛰고, 상대 내야를 흔드는 전통적인 1번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전부터 우리팀에서 리드오프를 맡을 만한 다른 선수가 있다면 박성한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너도 박찬호(KIA 타이거즈)처럼 리드오프를 칠 수 있는 유격수다. 너 자신의 가치를 제한하지 말고, 스스로의 값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설득했다. 사령탑으로서 체력관리도 철저하게 지켜주고자 노력했다.
주루감각이 좋아 도루도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체력부담이나 부상을 고려해 자제하는 편이다. 보다 많은 경기를 뛰는데 초점을 맞춘 것. 힘들긴 힘든지, 전에는 교체하려 하면 마다하던 그가 최근에는 선선히 받아들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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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