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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연찮게 이틀 연속 은퇴투어에 임했다. 하지만 현역의 짐을 내려놓은 '끝판왕'의 얼굴엔 밝은 미소가 감돌았다.
경기전 만난 오승환은 추신수 SSG 구단주보좌부터 감사를 표했다. 추신수는 앞서 오승환의 은퇴를 축하하는 커피차를 보냈고, 직접 통화도 나눴다고.
"각 팀마다 선물에 다양한 의미와 정성을 담아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새로운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순간순간 은퇴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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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 행사 때는 삼성 왕조 시절 간판 타자로 함께 했던 최형우가 직접 써온 고별사를 ?슈 중 울컥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승환은 "솔직히 놀랐다. 당황스러웠다. 그런 선수가 아닌데"라면서도 "그만큼 진심 아닌가. 저런 메시지를 직접 준비해오다니 너무 고마웠다. 나도 같이 울컥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오승환은 최근 잃어버렸던 SNS 비밀번호를 찾았음을 알렸다. 레전드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쏟아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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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불혹이 되던 2022년 1월, 뒤늦게 화촉을 밝혔다. 이번 은퇴투어에는 아내 김지혜씨, 그리고 아들 오서준 군이 항상 함꼐 한다. 아들 서준이는 이제 29개월이다.
그는 "결혼을 늦게 한게 아쉽다. 아내도, 아들도 내가 야구 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아들은 아빠가 야구하는 모습을 떠올리기엔 아직 너무 어린 나이다. 아마 기억 못할 거다.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나중에 크면 '너한테 아빠와 함께 한 이런 추억이 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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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일까. 그는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지만, 하고 싶다면 시킬 생각이다. 아이가 열정을 갖고 하겠다는데 반대할 마음은 없다"고 했다.
"꼭 야구가 아니라도 언젠가는, 삶의 어느 부분에서든 힘든 시간을 겪게 될 거다. 내겐 그게 야구였을 뿐이다. 다른 일을 한들 쉬운 일이 있을까. 그저 서준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드시 야구가 아니라도 좋고, 혹은 야구를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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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