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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실수는 실력...불 붙은 포수 홈 태그 이슈, 배려는 사치다, 방심하면 잡아먹힌다

기사입력 2025-09-13 00:07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불 붙은 포수 홈 태그 이슈, 배려는 사치다, …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7회초 무사 1, 3루 강현우의 희생번트 때 3루주자 황재균이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홈베이스를 터치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1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홈 충돌 방지법, 비디오 판독의 시대. 방심하면 큰일은 포수의 홈 태그.

KBO 리그에 갑자기 '홈 태그' 이슈가 생겼다. 반복되는 포수들의 수난. 뭐가 문제일까.

LG 트윈스 박동원이 다시 홈 태그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왜 안일한 태그로 허무하게 실점을 하느냐는 지적이다. 한 번이면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 프로로서 그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처음 화제가 된 건 지난달 10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박동원은 공을 잡고 한참 손아섭을 기다렸다. 하지만 손아섭이 몸을 털어 손을 뻣는 슬라이딩 기술로 홈을 먼저 찍어버렸다. 그 때는 '손아섭이 잘했다'로 여론이 모아졌었다.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박동원이 베테랑 손아섭의 부상 등을 배려하다 나온 장면이라고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불 붙은 포수 홈 태그 이슈, 배려는 사치다, …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7회초 무사 1, 3루 강현우의 희생번트 때 3루주자 황재균이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홈베이스를 터치했다. 박동원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11/
하지만 11일 KT 위즈전 황재균 상대 거의 똑같은 모습이 나오자, 이번에는 여론이 폭발했다. 하필 4-0으로 앞서다 4-4 동점을 허용하는 장면이었고, LG가 4대6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자 비판이 줄을 이었다.

공교롭게도 10일 두산 베어스와 LG전에서는 LG가 상대 포수 김기연 덕에 이득을 봤다. 김기연도 두 차례나 안일한 태그 플레이를 해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것.

이전에는 비슷한 장면에서 포수가 유리했다. 공이 먼저 오면, 몸으로 베이스를 막고 있으면 됐다. 하지만 터프한 주자들이 충돌할 경우 부상 염려가 많았다. 그래서 2016년부터 홈 충돌 방지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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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기연이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6/
포수는 베이스를 비워주고, 주자의 주로를 보장해야 한다. 그렇게 길 열어주고 태그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2017년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보통 심판들이 타이밍 위주로 판정을 했다. 누가 봐도 아웃 타이밍이라는 느낌에 판정이 나오면, 대개 수긍했다.


문제는 초정밀 비디오 판독이 들어온 이후다. 타이밍은 아웃인데, 타자 손 끝이 빠른 경우가 있다. 전에 같았으면 아웃 타이밍이면 주자가 일찌감치 포기하고 글러브에 손을 대주는(?) 그런 상황도 많이 나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으니, 전투적인 주자들은 뭐라도 해보려 한다. 또 손이든, 발이든 밀고 들어오는 속도와 힘이 있으니 육안으로 보는 것과 달리 태그하러 내려가는 속도를 이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불 붙은 포수 홈 태그 이슈, 배려는 사치다, …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2사 1루 KIA 한준수 안타 때 홈을 노렸던 김선빈이 LG 포수 박동원에게 태그 아웃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24/
그래서 박동원의 경우 공을 잡고 홈플레이트 앞에 손을 놓고 기다리는 케이스인데, 그걸 교묘하게 피해버리니 골치가 아픈 거다. 박동원도 나름의 주자 배려였을 것이다. '어차피 아웃이니 안전하게 들어오세요' 정도의 마음이었을 건데, 두 번 연속 치명적인 장면을 만들고 욕을 먹으니 이제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불 붙은 포수 홈 태그 이슈, 배려는 사치다, …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1사 1,3루 한화 노시환 땅볼 때 홈을 노렸던 손아섭이 LG 포수 박동원에게 태그 당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9/
공을 잡고여유가 있으면 손을 주자가 오는 쪽으로 더욱 뻗어야 한다. 몸은 막지 않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의 경우 타자가 홈플레이트쪽으로 밀고 들어올 때 가슴쪽을 태그하려 하면, 그 가슴이 닿기 전 쭉 뻗은 팔이 베이스를 찍는다. 그렇다고 한쪽 손이나 팔쪽으로 글러브를 대면, 그 팔을 접어 다른 팔로 찍을 수도 있다. 마치 수영을 하듯이 말이다.

가장 좋은 건 더 앞에서 태그를 할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더 전투적으로 해야 한다. 착하게 기다렸다가는 잡아 먹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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