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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승 3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올라만 가면 대폭발인데, 막상 무대에 오르는게 쉽지가 않다.
단기간에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단연 FA 영입이다. 마침 올겨울 롯데의 약점을 메워줄 FA들이 가득하다. 거포 강백호(KT 위즈), 투수 이영하(두산 베어스), 유격수 박찬호(KIA 타이거즈)가 그들이다.
특히 올시즌 팀 홈런 75개로 압도적 꼴찌였다. 이 부문 1위 삼성 라이온즈(161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9위 두산(102개)과도 차이가 크다. 홈런왕 르윈 디아즈(50개) 한명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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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샐러리캡(경쟁균형세) 제도가 크게 완화됐다. 모그룹 사정이 어렵다곤 하지만, 최근 들어 적지 않은 수익을 벌어들이며 흑자를 자신하는 구단이 바로 롯데다. 이젠 지갑을 열 때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부임 당시 데뷔 첫해 가을야구 진출, 3년내 우승을 공언했다. 오랜 '가을 백수' 생활 청산과 '윈나우' 행보를 원했던 롯데와의 니즈가 딱 맞아떨졌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계약기간 3년 중 2년이 지나갔는데 아직 가을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한층 더 참담했다. 8월초까지 3위를 지켰건만, 이후 믿을 수 없는 연패를 거듭하며 7위로 추락했다. 터커 데이비슨이 10승 달성과 함께 퇴출된 8월 7일 이후 9승27패3무라는 믿을 수 없는 추락 끝에 가을야구마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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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년전 마지막 가을야구였던 2017년 준플레이오프의 경험을 지닌 선수도 캡틴 전준우를 비롯해 몇명 남지 않은 상황. 좋은 기억을 안고 다져나가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냈다. 하지만 선수 발굴이 곧 두터운 뎁스로 이어지진 못했다.
정현수 김강현 정철원 등 올해 최다경기 등판, 최다 연투, 최다 멀티이닝을 소화한 '마당쇠'들이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성빈 홍민기 등도 아직은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당장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 등 1년차에 두각을 드러냈던 타자들이 올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만 봐도,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의 클래스는 감독의 말마따나 최소 3년은 이어져야 클래스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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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시절의 화려한 명성을 안고 현역 최고 대우를 받으며 부산에 입성한 김태형 감독의 입지도 벼랑 끝에 섰다. 두산 시절 거둔 빛나는 성과마저 '팀 덕분' 소리를 듣게 될 위기다.
롯데는 11월초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앞서 김태형 감독은 "훈련량을 늘리긴 하겠지만, 지옥훈련이 전부는 아니다.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맞춤형 훈련을 함으로써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을 다짐했다.
이제 사령탑도, 프런트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입장에 몰렸다. 강백호로 대표되는 거물급 FA의 영입은 가을야구를 보고픈 롯데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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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