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업셋 이끈 19살 막내의 패기, 위기의 삼성 살렸다

기사입력 2025-10-15 05:22


"한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업셋 이끈 19살 막내의 패기, 위기의 삼…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8회초 무사 3루 역전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SSG 에레디아, 한유섬을 삼진 처리한 삼성 배찬승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대구=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충분히 오늘(14일)처럼 경기 잘하고, 했던 경기처럼 하면 충분히 우리가 (한화 이글스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프로의 맛을 처음 본 19살 막내가 맞나 싶다. 삼성 라이온즈 필승조 배찬승이 첫 가을 무대에서 펄펄 날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2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는데, SSG 랜더스 거포 고명준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한 결과일 뿐 위기마다 등판해 자기 몫을 해내며 시리즈 업셋을 이끌었다.

배찬승은 14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무사 3루 최대 위기에 등판했다.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2-0 리드를 이끌었는데, 8회 구원 등판한 김태훈(0이닝 1실점)과 이승현(0이닝 1실점)이 차례로 흔들리면서 2-2 원점이 된 직후였다.

김태훈은 선두타자 정준재를 볼넷으로 내보내자마자 이승현과 교체됐다. 이승현은 대타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에서 박성한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2-2가 됐다. 이때 중계 플레이를 하던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 실책이 겹쳐 무사 3루가 됐다. 그러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배찬승 카드를 꺼냈다.

배찬승은 까다로운 첫 타자 에레디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정을 사구로 내보냈지만, 상대 4번타자 한유섬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자칫 SSG로 넘어갈 뻔했던 경기 흐름을 삼성이 되찾는 결정적 삼진 2개였다.

박 감독은 8회 불펜 운용과 관련해 "8회는 김태훈으로 하위 타선을 막고, 상위 타선을 배찬승으로 막으려 했다. 김태훈이 첫 타자부터 볼넷을 줬다. 존에서 비슷했으면 밀고 나갔겠지만, 차이가 있었다. 이승현으로 바꿨는데 거기서 미스가 있었다. 배찬승은 구위로 압박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했고, 삼진을 잡는 능력이 있어서 동점을 지키고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2사 1, 3루 고명준 타석을 앞두고 삼성은 이호성으로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고명준은 배찬승이 3차전에서 투런포를 허용했던 타자기 때문. 배찬승의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끝낸 타자기에 삼성은 변화를 줬고, 이호성은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덕분에 삼성은 8회말 디아즈의 결승 투런포와 이재현의 백투백 홈런을 묶어 5대2로 승리할 수 있었다. 4위 삼성은 3위 SSG를 3승1패로 꺾고 시리즈 업셋을 달성했다.


"한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업셋 이끈 19살 막내의 패기, 위기의 삼…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8회초 무사 3루 역전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SSG 에레디아, 한유섬을 삼진 처리한 삼성 배찬승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한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업셋 이끈 19살 막내의 패기, 위기의 삼…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3차전. 삼성 배찬승이 마운드를 찾은 최일언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3/
배찬승은 "대구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 선배님들과 코치님이 3루 주자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존 안에 넣으라고 하셔서 조금 과감하게 넣었던 게 도움이 됐다. 엄청 긴장하고 많이 떨리기도 했는데 내 공을 던지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내 공을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고명준과 다시 한번 붙어 보고 싶지 않았는지 묻자 배찬승은 단호하게 "네"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배찬승은 "아무래도 홈런을 맞았으니까 더 잘 잡을 수 있는 투수가 많기 때문에 그 투수한테 내 일을 넘겨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피홈런 때는)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서 오늘은 힘을 좀 빼고 던졌더니 좋았다"고 덧붙였다.

삼성 팬들은 팀의 최대 위기를 막은 신예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무거운 마음으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김태훈과 이승현은 "네가 살렸다. 고맙다"고 하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배찬승을 꽉 안아줬다.

배찬승은 팬들에게 "엄청 진짜 감사드린다. 정말 실감 안 나는 그 정도의 함성이라서 정말 감동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삼성은 2위 한화 이글스와 17일 대전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홈런왕 디아즈가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치면서 타선이 살아났고, 후라도-원태인-헤르손 가라비토-최원태로 구성된 선발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전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하다. 불펜은 삼성의 약점으로 꼽히지만, 배찬승과 김재윤, 이호성 등의 페이스는 괜찮다.

배찬승은 한화 상대로도 업셋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묻자 "오늘처럼 경기 잘하고, 지난 경기들처럼 하면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화 문현빈 형을 상대하고 싶다. 정말 잘 치시고 좌타자이시니까. 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업셋 이끈 19살 막내의 패기, 위기의 삼…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8회초 무사 3루 역전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SSG 에레디아, 한유섬을 삼진 처리한 삼성 배찬승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대구=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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