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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걱정이 됐다. 1년 전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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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원태인, 14일 4차전이 후라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전 후 삼성은 원태인 대신 후라도를 선발 예고했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몸은 괜찮다. 그저 관리 차원이다. 4차전에서 직접 확인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지만 원태인의 몸상태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경기 10분 전 내린 폭우로 몸을 다풀고 지연 개시됐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경기 직전 비가 내려 지연 개시 됐다. 2경기 모두 몸을 두 번이나 풀고, 100개 넘는 공을 던졌다. 몸에 무리가 안 갈 수가 없었다. 빠른 회복에 애를 먹었다. 날짜상으로는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도 가능했는데 박진만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2차전은 최원태"라고 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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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5회까지 무실점 완벽투로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압도하며 1-0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6회 0-0 균형을 깨는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리드를 잡고 무사 1,2루 추가점 찬스 도중 6회 갑작스럽게 쏟아진 강한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무려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통한의 역전패를 하고, 같은 날 열린 2차전에서도 대패했다. 1,2차전을 내준 삼성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3차전 반격에 성공했지만 4차전에 대구에서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2⅓이닝 6실점으로 조기강판하며 희망을 잃었다. 원태인이 무너지는 순간 삼성도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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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강판 당시 "원태인이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알려 삼성 구단은 4차전 종료 후 "원태인이 경기 후 MRI(자기공명장치) 촬영 결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이 관찰됐다.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과 붓기가 있는 상태이며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이 동반돼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라고 밝혔다. 1차전 우천 대기가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컸다.
비는 2년 연속 원태인을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건 결과다.
비의 훼방을 두번 연속 멋지게 극복하고 벼랑 끝 팀을 구해냈다. 세번째는 과연 어떨까.
1승2패 탈락 위기 속 또 한번 벼랑 끝에 선 팀을 구하기 위해 원태인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운명을 걸고 4차전에 선발 출격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